그룹 엑소의 첸백시가 SM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이유는 무엇일까.
첸백시의 소속사 INB100 측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차가원 회장, 김동준 INB100 대표, 이재학 변호사 등이 참석해 SM엔터테인먼트(SM)가 지난해 합의한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6월 첸백시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SM을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정산 자료 제공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장기간의 계약을 문제 삼았지만 엑소 컴백을 앞두고 양측은 극적 합의에 도달했다.
이후 백현은 SM과의 기존 전속계약 종료와 함께 지난 1월 독자 레이블 INB100을 설립하고 첸, 시우민과 개별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첸백시 측은 1년 만에 다시 SM과의 갈등을 재점화시켰다. 이날 이재학 변호사는 SM이 지난해 6월 체결한 합의서의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첸백시 측이 제기한 주요 쟁점은 음반, 음원 유통수수료율 5.5% 보장 구약속과 매출액 10%를 SM에 로열티로 제공하는 것이다. SM은 구두로 약속한 유통수수료율 보장을 지키지 않았음에도 매출액 10% 로열티만 받으려고 하고 있다는 것.
이 변호사는 “당시 이성수 COO는 아티스트들이 설립할 신규 법인 기획 개발 제작할 콘텐츠는 SM이 지정하는 자에게 유통하게 하고 유통수수료를 5.5%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보통 계열사가 아닌 경우는 유통수수료를 15퍼센트를 받는지만 카카오 계열사는 5.5%를 받는다 INB100은 카카오 계열사가 아니지만 계열사와 같은 수수료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멤버들은 이를 믿고 합의서를 체결했다. 당시 합의서 초결에도 5.5% 유통 수수료 보장 조건이 있다. 하지만 이후 SM은 자신들이 유통사가 아니라 합의서에 넣을 수 없지만 다만 합의서에 없더라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후 아티스트들은 재계약을 하며 약속 받았던 거액의 계약금도 합의서 작성하며 포기해줬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변호사는 “합의서 조항중에는 신규 회사에서 아티스트들의 제반 개인 연예활동으로 발생한 10퍼센트를 로열티로 SM에게 제공한다는 것이 있다. SM은 합의조건 5.5% 유통수수료 보장은 불이행했음에도 매출액 10퍼센트를 달라는 주장만 하고 있다. SM이 자신의 권리만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부당하다. 아티스트들은 독자적으로 자기 명의의 앨범 판매 광고 매출을 올리는 것임에도 기여하는 것이 없는 SM에게 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SM이 약속을 지키지도 않았는데 저희가 이런 큰 금액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 2024년 4월 5일자로 SM에 대해 위와 같은 합의 조건 위반 사실과 로열티 지급 요구는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2개월이 넘었음에도 아무런 회신이 없다. 현재 3인의 아티스트들은 계약금도 받지 않고 엑소와 엑소 팬들을 지키기 위해 엑소 팀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SM은 이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도 없이 아티스트들에게 합의서를 체결하게 한 것은 사기죄로 형사처벌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후에도 SM이 유통수수료를 지키지 않고 로열티를 지급하라는 요구를 한다면 더이상 합의서는 의미가 없으므로 의무불이행을 이유로 해지 하고 형사 고소 검토, 공정위 제소 검토 등 대응하고 정산 자료 제공 거부 등 작년에 지적했던 법적 쟁점들을 다시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변호사는 SM 이성수 COO가 차가원 회장과 통화하며 유통수수료 5.5%를 언급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증거자료로 제시하며 “다른 증거 자료들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MC몽과 차가원 회장에 대한 템퍼링 의혹도 다시 한 번 언급됐다. 앞서 SM은 첸백시의 전속계약 해지 통보에 외부세력의 불법적인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고, 해당 외부세력으로 MC몽이 사내이사로 있었던 빅플래닛메이드엔터가 지목돼 파장이 일었지만 MC몽 측은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달 백현의 독립 레이블 INB100이 원헌드레드(ONE HUNDRED) 자회사로 합류하며 결국 첸백시는 MC몽의 품으로 가게 됐다. 원헌드레드는 차가원 피아크 그룹 회장과 가수 겸 작곡가 MC몽이 공동 투자로 설립한 기업으로, 빅플래닛메이드엔터와 밀리언마켓의 모기업이다.
이와 관련해 차가원 회장은 “백현은 제가 예전부터 알고있는 친한 동생이다. 백현이 저에게 처음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엑소를 지키기 위해 재계약서에 싸인을 했던 백현이 재계약서의 불공정함에 힘들어하면 저와 엠씨몽에게 고민을 토로했다. 당시 저는 엔터 사업에 관심은 없었지만 고민에 공감이 갔고 몇몇 조언을 하며 이 문제에 개입하게 됐다. 이후 지난해 6월 마무리가 됐다. 이 과정 역시 첸백시가 엑소라는 그룹과 팬들을 최우선으로 두고 통 크게 양보해서 내린 결정이다”라고 밝혔다.
템퍼링 의혹에 대해서는 “이 사태는 템퍼링이 절대 아니다. 지난해 첸백시 사태가 있을 상태에는 빅플래닛을 제가 인수한 상태가 아니었다. 빅플래닛은 백현과 아무 관련이 없었다. 당시 백현씨가 힘든 상태에서 엠씨몽은 연예계 선배로서 조언을 해줬을 뿐이다. 이후 백현이 INB100을 혼자 설립했고 얼마 전까지도 혼자 운영하고 있었다. 템퍼링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 역시 “3인의 아티스트들은 당시 사태 종결까지 기존 전속계약 외에 어떠한 다른 전속계약을 체결한 바 없다. 저희 아티스트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의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인이고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주체다. 아티스트들은 어떠한 것이 바른 일인지 주변 다수에게 질문하고 경청했고 그 주변분들 중에는 차가원 대표, 동료, 스태프들도 있었다. 아티스트들 주위에서 지인들이나 여러분들이 도움을 주신것을 두고 SM은 제3의 세력이자 불순한 세력이라고 작년에도 공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아니라는 입장을 충분히 말씀 드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첸백시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첸백시 측은 SM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첫째, SM은 약속한 음반, 음원 유통수수료율 5.5% 제공 불이행을 인정해라. 둘째 SM이 위 합의 조건을 불이행한 것이 사실이므로 더 이상 INB100에서 아티스트가 개인명의로 올리는 개인 매출 10%를 요구하는 언행을 삼가해라. 다만 아티스트들은 엑소 그룹 및 유닛 관련 표지와 SM이 보유한 음반 음원 콘텐츠 자산 이용료는 협의하여 지급할 용의가 있다. 셋째 합의 체결 이후에도 SM과 엑소로서의 활동은 계속 하면서 정산자료를 제공받는 것을 약속한 바 있는데 SM은 여전히 변함없이 정산자료와 근거자료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 이 자료를 즉시 제공해라. 넷째, 아티스트들은 기존 정산 자료도 제공받아 검토하고자 한다 작년에 제공을 약속한 바와 같이 즉시 제공해라. 이것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형사 고소는 당장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 차 회장은 “첸백시의 엑소 활동에 대한 바람이 크기 떄문에 SM과 원만한 합의를 통해서 엑소 첸백시의 활동을 원만하게 유지하는 것이 저희의 바람이다. 형사 고발 사항은 예민한 부분이다. 저희는 정산에 대한 근거자료 제공을 매우 받고 싶어하는 상황인데 그건 아티스트 권리이자 회사가 해줘야할 의무다. 빅플래닛역시 정산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무조건 형사 고발이 우선이 아니라 SM에게서 저희가 요구하는 부분에 대한 답변이 일단은 와야 한다. 최우선으로 첸백시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 아티스트들과 소통해서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 저는 이제 모든 사안이 SM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OSEN DB,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