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한현희가 자신의 등장곡(에일리, 보여줄게)의 가사처럼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올시즌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다. 이제는 한현희가 없는 5월의 시간들이 어땠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한현희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2사구 9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이자 지난해 롯데 이적 이후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하며 역투를 펼쳤다.
최고 150km의 포심 패스트볼을 55개 던졌고 슬라이더 45개를 구사했다. 체인지업 2개, 커브 1개를 던졌다. 사실상의 투피치로 이날 경기를 풀어갔다.
1회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한 한현희. 하지만 도슨을 좌익수 뜬공, 김혜성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송성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김건희를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1회를 마무리 지었다.
2회에는 선두타자 원성준을 삼진, 임병욱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해 2아웃을 잡았다. 이재상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최주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2회를 넘겼다.
타선이 2회말 유강남의 선제 적시타로 1점을 안겼다. 하지만 1점의 리드를 곧바로 잃었다. 3회초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다시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도슨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무사 1,2루 위기에 봉착했다. 결국 김혜성에게 적시 2루타로 동점을 허용한 뒤 송성문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 맞고 3실점 째를 기록했다. 송성문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하고 내준 아쉬운 적시타. 김건희를 삼진 처리했고 송성문을 견제사로 잡아냈다. 원성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회를 겨우 마쳤다.
3회는 임병욱 이재상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낸 뒤 최주환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에도 다시 한 번 위기에 몰렸다. 5회 선두타자 이주형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도슨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김혜성을 2루수 직선타로 잡아낸 뒤 송성문을 2루수 땅볼, 김건희를 다시 한 번 삼진으로 솎아내 실점 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한현희는 선두타자 원성준을 우익수 뜬공, 대타 이용규를 삼진, 그리고 이재상까지 삼진으로 솎아내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6회에도 140km 중후반대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자신의 몫을 다했다.
지난해 고향팀 롯데와 3+1년 총액 40억원의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한현희. 하지만 지난해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제대로 된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스스로 “야구하면서 최악의 시즌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남다른 각오로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롯데에서 첫 시즌을 임했지만 역효과가 났다.
결국 지난해 퍼포먼스에 김태형 감독은 한현희를 확실하게 신뢰하지 못했다. 5선발 후보로 올렸지만 결국 개막전 엔트리에서도 탈락했다. 하지만 절치부심했고 1군에 올라온 뒤 추격조, 롱릴리프, 필승조 등 다양한 상황에 등판하면서 마운드의 마당쇠로 활약했다.
그리고 찰리 반즈의 부상으로 생긴 선발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한현희는 선발진에 합류했다. 지난 5일 광주 KIA전 5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시즌 첫 선발승을 챙겼고 이날 역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펼쳤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당분한 (한)현희가 선발에서 해줘야 할 것 같다. 그래도 경험이 많은 선수다. 한 번 흔들렸다고 바꿀 상황은 아니다”라며 한현희를 향한 믿음을 보였다.
이날 팀은 2-5로 패했다.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현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다시 한 번 희망의 역투를 선보였다. 한현희는 이렇게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