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수고한 김도훈호에 박수를..."내가 마지막 '임시' 감독이길" -> 더 이상의 혼란은 NEVER [서울톡톡]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06.12 16: 40

선수와 코칭 스태프는 다시 한 번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제는 공은 다시 대한축구협회(KFA)에게 돌아갔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황선홍 감독, 김도훈 감독 등 세 명의 감독으로 2차 예선을 치루면서 승점 16(5승 1무)라는 성적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또한 3차 예선에서 아시아 랭킹 3위로 일본, 이란에 이어서 톱시드 자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3월 A매치는 황선홍 감독 체제로 1승 1무(3차전 홈 1-1 무, 4차전 3-0 승리), 김도훈 감독 체제에서 5차전 싱가포르 원정 7-0 승, 7차전 중국과 홈 경기서 1-0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2명의 임시 감독이 천만다행히도 혼란기를 잘 수습해 주었다. 그러나 이제 3차 예선을 앞두고 정식 감독을 제대로 선임해야 된다는 최우선 과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반면 중국은 승점 8(2승 2무 2패)에 그쳤으나 태국이 싱가포르전서 3-1로 승리를 거두면서 동률이나 득실 동률에 이어 승자승 원칙에서 앞서 3차 예선에 진출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이번 2차 예선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먼저 1,2차전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로 나섰다. 아시안컵 이후 그가 경질되면서 3월 A매치 기간 3,4차전은 당시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겸임으로 지휘해야만 했다. 여기에 추후 감독 선임이 지연되면서 6월 A매치도 김 감독 임시 체제로 나서야만 했다.
말 그대로 3명의 감독이 이번 예선을 지휘한 것이 최근 한국 축구가 겪는 혼란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KFA는 지난 2월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무려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실제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을 필두로 전력강화위원회를 재편하며 5월까지 새 감독 선임 작업을 마치겠다는 말했지만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유력 후보들과 협상이 모두 지연되면서 새 감독의 데뷔전이 9월까지 지연되게 됐다.
KFA에 대한 불신이 극대화된 상황서 김도훈 감독은 박건하 전 수원삼성 감독, 최성용, 조용형 코치, 양영민 골키퍼 코치, 이재홍, 정현규 피지컬 코치로 사단을 꾸려서 6월 A매치에 나섰다. 당시 김 감독은 부임 직후 “처음 제의를 받고 나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었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한국 축구의 혼란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결정했다”라며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돕겠다. 우리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어려운 자리를 수락했다.
김 감독은 6월 A매치 기간서 과감한 선택도 시도했다. 7명(배준호, 황재원, 최준, 오세훈, 박승욱, 하창래, 황인재)에 가까운 새 얼굴을 발탁했다. 여기에 배준호는 싱가포르전서 데뷔전 데뷔골로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올드 보이 정우영을 복귀시켜 중원을 안정시키기도 했다.
이런 김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다. 6월 A매치 기간서 여러 선수들을 점검했을 뿐만 아니라 공수 밸런스나 조직력 측면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위기의 상황이었지만 무사히 3차 예선행과 톱시드를 확보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 김 감독은 인터뷰장에서 단 하나만을 원했다. 그는"한국 선수들은 역습 축구도 잘한다. 하지만 공을 쥐고 소유하는 축구도 할 수 있다. 경기를 주도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미 카타르 아시안컵을 통해 증명됐다"라고 대표팀 감독으로 소감을 밝혔다.
김도훈 감독은 "지도자로서 행복한 생활을 했다. 나도 인천서부터 울산, 싱가포르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 이번에도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었다. 그래도 어려운 시기에 축구로 받은 사랑을 축구로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싶어서 받아들였다. 이런 선수들과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스타일에 맞는 좋은 지도자가 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게도 좋은 기회였다"라며서 "그리고 제발 '임시' 감독은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 부담이나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려움도 있었다. 다행히 선수들이 주장 손흥민 중심으로 뭉쳐서 잘해줬다. 이상 김도훈 감독이었다"라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한국 축구의 혼란기를 수습하면서 김 감독은 자신이 마지막 '임시' 감독이기를 기원했다. 선수들과 2명의 임시 감독이 노력해서 급한 불을 껐다. 이제 KFA가 자신들이 만든 한국 축구의 혼란기를 수습하기 위해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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