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우완 투수 김재열(28)이 불펜 필승조로 자리잡으며 2차 드래프트 최고 성공작으로 떠올랐다.
김재열은 지난해 11월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NC 지명을 받았다. NC는 김재열의 전 소속팀 KIA에 양도금 2억원을 주고 김재열을 데려오며 불펜 뎁스를 보강했다.
부산고 출신으로 지난 2014년 2차 7라운드 전체 71순위로 롯데에 지명됐으나 1군에 오르지 못하고 2017년 방출된 김재열은 방위산업체에서 복무하며 사회인야구를 뛰는 등 프로 복귀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2020년 5월 KIA 입단 테스트를 통과해 육성선수로 계약했고, 그해 9월 1군 데뷔의 꿈을 이뤘다.
2022년 개인 최다 47경기에 등판, 1세이브 5홀드로 불펜에 힘을 보탠 김재열은 지난해까지 KIA에서 4년간 94경기 2승3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6.36을 기록했다. 104⅔이닝 동안 삼진 76개를 잡았지만 볼넷 65개로 제구가 불안했다. KIA의 35인 보호선수명단에 들지 못했고, NC의 지명을 받아 팀을 옮겼다.
그때만 해도 김재열이 핵심 필승조로 자리잡을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NC의 1군 스프링캠프에 포함된 김재열은 시범경기부터 안정감을 보이며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 3월 시즌 첫 3경기에서 추격조로 눈도장을 찍더니 4월부터 필승조 테스트를 통과하며 7~8회 셋업맨 자리를 꿰찼다.
5월에는 팀 내 최다 13경기에서 구원 최다 14⅓이닝을 던지며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지난 11일까지 올 시즌 35경기에서 37이닝을 던지며 1승1패7홀드 평균자책점 1.70 탈삼진 38개 WHIP 0.86 피안타율 1할5푼7리로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30이닝 이상 던진 투수 73명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
지난해까지 KIA에선 직구 구사 비율이 50~60%를 차지했지만 올해 NC에 와선 피칭 디자인을 바꿨다. 직구 구사 비율을 낮춘 대신 변화구로 포크볼, 슬라이더를 적극 활용하며 탈삼진이 크게 늘었다. 특히 포크볼이 결정구로 큰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 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김재열은 NC 구단에서 자체 선정하는 5월 투수 부문 MVP에 뽑혔다. NC는 현장 직원 모두 투표에 참여해 투타 부문 월간 MVP를 선정하는데 성적과 기록뿐만 아니라 팀을 위해 헌신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도 반영한다. 코칭스태프가 후보자를 선정하면 선수단과 현장 직원들이 투표를 진행한다.
그 결과 5월 투수 부문 MVP로 김재열이 선정됐다. 김재열은 “감독님, 코치님께서 먼저 기회를 주셔서 이런 큰 상을 받은 것 같다. 이기는 경기에 나가 잘 막은 것도 좋은 결과를 얻은 계기인 것 같다”며 “NC라는 팀에 와서 정말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며 기뻐했다.
이어 그는 “평소 (이)용찬, (손)아섭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과 함께 응원도 많이 해주신다. 그리고 볼 배합에 대해 윤수강 코치님과 (박)세혁 선배, (김)형준이와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팀에 어떤 상황에서든 필요한 곳에 나가서 힘차게 던지겠다. 우리 다이노스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5월 22경기 타율 3할1푼4리(86타수 27안타) 1홈런 11타점으로 활약한 외야수 박건우가 야수 부문 MVP에 선정됐다. 박건우는 “팀이 어려운 5월을 보냈다. 고참으로서 더 잘하는 의미로 MVP를 주신 것 같다. 어느 위치에서든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 들어가 최선을 다해 뛰겠다”며 “주춤했던 5월이 지나 6월에는 원래 팀의 위치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