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소형준, 고영표의 동반 1군 복귀 플랜이 소형준의 부상 재발로 인해 무산된 KT 위즈. 그러나 고영표의 복귀만으로도 상당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KT 위즈 관계자는 지난 12일 ‘신인왕 출신’ 소형준의 부상 복귀 연기라는 비보를 전했다.
작년 5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서 회복 중인 소형준은 지난 7일 퓨처스리그 익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마치고 우측 팔꿈치 바깥쪽 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이튿날 병원으로 향했다. 그리고 정밀 검진 결과 팔꿈치 외측 굴곡근이 미세 손상되며 1군 복귀가 아닌 1~2주 뒤 재검진 일정이 잡혔다.
KT 관계자는 “재활 및 복귀 등 자세한 사항은 재검진 뒤에 결정된다”라며 “현재 투구를 쉬고 있는 상태라 복귀까지는 3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형준은 전반기 복귀가 무산됐다.
소형준의 재활 페이스는 상당히 빠른 편이었다. 오프시즌 신범준, 원상현, 육청명 등과 따뜻한 필리핀 클락으로 향해 착실히 몸을 만들었고, 익산에서 정해진 재활 스케줄을 성실하게 소화하며 예상 복귀 시점을 6월로 앞당겼다. 이강철 감독과 김태한 퓨처스 감독 모두 소형준의 빠른 회복 속도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소형준은 하프피칭과 불펜피칭을 거쳐 지난달 31일 퓨처스리그 고양 히어로즈전에서 감격의 복귀전을 갖고 3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이후 엿새의 휴식을 거쳐 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렸는데 팔꿈치에 다시 이상이 생기면서 오는 17일 1군 복귀의 꿈이 물거품 됐다.
2019년 이강철 감독 부임 후 선발야구를 앞세워 강팀 반열에 올라선 KT는 올 시즌 또한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으로 이어지는 막강 로테이션을 구축했다. 소형준의 여름 복귀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와 함께 우승을 다툴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이 감독은 고졸 신인 원상현을 5선발로 기용해 전반기를 버틴 뒤 소형준의 컴백으로 완전체를 꾸리는 플랜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도 어김없이 부상 악령이 KT의 마법을 방해했다. 가장 뼈아픈 건 5년 107억 원 비FA 다년계약 첫해를 맞이한 토종 에이스 고영표의 이탈이었다. 4월 2일 수원 KIA전을 마치고 우측 팔꿈치 굴곡근이 미세 손상되며 3주 재활 소견을 받았는데 그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면서 아직도 1군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하는 법. 이 감독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원상현-육청명 신인 듀오와 이선우, 성재헌, 주권, 한차현 등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하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물론 잦은 기복과 시행착오로 계산이 불가한 경기가 종종 전개됐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돈 주고도 못 사는 귀중한 경험치를 주입하면서 잇몽야구를 펼쳐왔다.
그래도 고무적인 건 에이스 고영표는 재활 플랜이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조만간 복귀가 예상된다. 고영표는 5일 퓨처스리그 KIA 타이거즈전 3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11일 KIA전 6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의 압도적 호투로 1군 컴백 준비를 마쳤다.
KT 관계자는 “고영표는 컨디션 체크 결과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으면 다음 주 선발 로테이션 합류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소형준까지 함께 돌아오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이지만, 플랜B를 넘어 플랜C를 가동 중이었던 KT 입장에서는 고영표 한 명만으로도 상당한 원동력을 얻을 전망이다. 고영표가 합류하면 쿠에바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4선발을 구축할 수 있고, 선발에서 귀중한 경험을 쌓은 영건들은 롱릴리프 또는 5선발로 팀에 힘을 보태면 된다.
이강철 감독 또한 최근 현장에서 “한 명이라도 하루빨리 로테이션에 돌아와 주면 경기 운영에 너무 큰 힘이 될 것 같다. 선발진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시기를 반격의 시점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무서운 상승세를 타다가 최근 13경기 3승 10패로 주춤한 KT가 고영표의 복귀와 함께 다시 마법을 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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