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국민 거포’ 박병호는 이적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프랜차이즈 스타급 대우를 받는다. 뛰어난 퍼포먼스로 팀 승리에 기여하는 건 물론, 차분하고 따뜻한 성격으로 팀 분위기에 완전히 녹아 들었다. 박진만 감독은 박병호를 두고 “우리 팀 타선의 보배다. 박병호의 장타로 득점 생산 능력이 좋아졌다. (삼성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보배 같은 존재”라고 반겼다.
박병호는 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한미 통산 400홈런 금자탑을 세웠다.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박병호는 2회 선두 타자로 나섰다. 마운드에는 LG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 이날 경기 전까지 켈리를 상대로 18타수 무안타 9삼진으로 약세를 보였던 박병호는 켈리에게 통쾌한 복수에 성공했다.
볼카운트 2B-1S에서 켈리의 4구째 커브(126km)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맞는 순간 무조건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홈팬들의 축하 속에 천천히 다이아몬드를 돌고 홈으로 들어와 동료들의 환대를 받았다. 주장 구자욱은 박병호에게 프러포즈하듯 축하 꽃다발을 건넸다. 이닝 교대할 때 구자욱과 LG 주장 김현수가 각각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박병호의 홈런은 삼성의 새로운 승리 공식. 이날 삼성은 LG를 6-3으로 꺾고 지난 9일 고척 키움전 이후 4연승을 달렸다. 선두 KIA 타이거즈와 1경기 차로 좁혀졌다. NC와의 주말 3연전 결과에 따라 선두 등극도 가능한 상황.
경기 후 박병호에게 한미 통산 400홈런 소감을 묻자 “사실 (한미 통산 400홈런을) 크게 생각 안 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한미 통산 400홈런 달성에) 1개 남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홈런이 나왔을 때 특별한 건 없었다”고 대답했다.
홈런에 대한 감흥은 크지 않았지만 동료들과 구단이 마련한 진심 가득한 축하 이벤트에 제대로 감동 받았다. 그는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주장 구자욱이 꽃다발을 건네 감동을 받았다. 이닝 교대할 때 양팀에서 축하해주셔서 너무 고맙다. (삼성에)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벤트를 준비해주신 구단 관계자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박병호는 ‘팀 분위게 완전히 녹아들었냐’는 물음에 “아직 어려움이 있긴 하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뜻대로 되지 않을 때면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선수들과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젊은 선수 가운데 김영웅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올 시즌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게 처음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 이적 후 ‘국민 거포’의 위용을 마음껏 뽐내는 박병호의 유니폼은 불티나듯 팔려나간다.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그는 구단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자신의 유니폼을 입고 응원해주는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기 중에 제 유니폼을 입고 응원해 주시는 팬들을 봤는데 너무 고맙고 기뻤다. 제 유니폼을 산 걸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