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억울한 퇴장이 또 있을까. 워싱턴 내셔널스 외야수 레인 토마스(29)가 황당 퇴장의 주인공이 됐다.
토마스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6회 3번째 타석에서 루킹 삼진 아웃된 뒤 퇴장을 당했다.
볼카운트 2-2에서 디트로이트 우완 투수 케이시 마이즈의 5구째 시속 96마일(154.5km) 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 높게 들어갔다. 스트라이크존 모서리에 살짝 걸친 공으로 주심을 맡은 에밀 히메네스 심판이 삼진 콜을 했다. 삼진을 당한 후 토마스가 히메네스 심판 쪽을 살짝 바라보긴 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히메네스 심판이 바로 퇴장 명령을 내리면서 토마스가 격분했다. 토마스는 “뭐? 나를 퇴장시킨다고? 난 당신을 본 게 아니라 공을 보고 있었다고”라며 강하게 어필했지만, 이미 퇴장이 결정된 상황에서 바뀔 건 없었다.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이 나와 히메네스 심판에게 어필하며 토마스를 진정시키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경기 후 토마스는 “난 분명히 심판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실망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토마스를 퇴장시킨 히메네스 심판은 올해 2년 차로 젊은 심판이지만 벌써 권위적인 모습으로 논란을 만들었다.
‘뉴욕포스트’는 ‘토마스가 기괴한 퇴장에 완전히 경악했다. 퇴장을 당하는 기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가장 논란이 심했던 앙헬 에르난데스 심판이 33년 만에 은퇴한 시즌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심판과의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23일 뉴욕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은 1회부터 자신이 하지 않은 말로 퇴장을 당했다. 당시 1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타자 에스테우리 루이스가 4구째 몸쪽 공에 오른발을 맞고 1루에 나가자 체크 스윙 여부를 어필한 분 감독이 1루 덕아웃으로 돌갔는데 다음 타석 초구 이후 갑자기 퇴장 명령을 받았다. 덕아웃 위쪽 관중의 불만 섞인 목소리를 분 감독이 낸 것이라고 착각한 헌터 웬델스테트 심판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퇴장을 선언한 것이다.
당시 분 감독은 “난 아무 말도 안 했다. 말을 한 사람은 덕아웃 위에 있다”며 억울함을 드러냈지만 웬델스테트 심판은 “누가 말했든 상관없다. 당신은 퇴장이다. 양키스 덕아웃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달 5일에는 양키스 주장이자 홈런왕 애런 분이 디트로이트전에서 7회 루킹 삼진을 당한 뒤 혼잣말을 하며 덕아웃에 들어가자 라이언 블랙니 심판이 즉시 퇴장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데뷔 첫 퇴장을 당한 저지는 “이런 일은 처음이다. 승부처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화난다”며 아쉬워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