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온전한 전력을 갖추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리그 최고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2009년을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과 연이 없는 원조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가 부활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양키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8-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양키스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먼저 50승(22패)을 달성한 팀이 됐다. 승률은 6할9푼4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2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승차는 3.5경기로 벌어졌다.
‘팬그래프’에 의하면 올해 양키스의 예상 승수는 100승에 육박하는 99.8승, 디비전시리즈 우승 가능성은 76%,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99.9%다. 아직 올스타 휴식기도 지나지 않았지만 포스트시즌 티켓은 사실상 확정지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우리는 시즌을 시작할 때 뛰어난 야구를 해왔다. 그러나 그게 그게 전부다”라면서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면서 자만하고 안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MLB.com’에 의하면 ‘첫 72경기에서 50승을 거둔 것은 구단 역사상 10번째다. 그리고 이전 9번의 시즌 가운데 7번의 시즌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최근은 1998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가 타율 3할1리 25홈런 63타점 OPS 1.115의 활약으로 다시 한 번 MVP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후안 소토라는 동반자까지 생겼다. 올해 샌디에이고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한 소토도 타율 3할1푼9리 17홈런 54타점 OPS 1.024로 또 다른 MVP 후보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 외에도 이날 활약한 버두고, 앤서니 리조, 앤서니 볼프 등도 균형잡힌 타선을 구성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힐과 카를로스 로돈, 클라크 슈미트, 마커스 스트로먼 등의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현재 양키스의 성적은 아직 사이영상을 받은 특급 에이스 게릿 콜 없이 거둔 성과다. 콜은 지난해 33경기 209이닝 15승4패 평균자책점 2.63, 222탈삼진의 성적으로 커리어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9년 3억2400만 달러라는 당시 투수 최고액 계약을 맺은 특급 에이스.
그리고 15일에는 트리플A에서 4⅓이닝 68구 2피안타 10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정상궤도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과시했다. 이날 포심 37개, 커터 19개, 커브 7개, 슬라이더 3개, 체인지업과 싱커 각각 1개씩을 던졌다. 포심 최고 구속은 97.8마일(약 157.4km)까지 찍었다.
보스턴과의 경기를 앞두고 애런 분 감독은 콜의 복귀 시점에 대해 “콜이 한계점까지 찍는 것을 보고 싶고 자신의 공을 어떻게 던지는지 보고 싶다”라면서 “콜이 돌아왔을 때는, 처음에 합류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의 아드레날린이 분비될 것이다. 콜이 부상을 극복하고 다시 공을 던질 때는 어떤 모습일지를 이제 곧 얘기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콜은 “곧 24~48시간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오늘 정말 좋았다. 나는 모든 피칭을 잘 활용했고 모든 로케이션을 활용했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발걸음”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빨리 돌아가고 싶다. 양키스는 지금 재밌는 클럽이다. 제가 돌아가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지점이 있을지 확인하려고 노력 중이다”라면서 메이저리그 콜업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연 사이영상 에이스까지 돌아오게 되면 양키스의 파죽지세는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악의 제국이 제대로 부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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