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첫 3연패를 당했다. 4번타자 노시환이 삼진 3개를 당하는 등 잔루 13개를 남긴 타선의 침묵이 뼈아팠다. 수비 실책 4개, 도루 실패 2개로 공수주에서 완전히 자멸한 경기였다.
한화는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를 1-9로 졌다. 지난 13일 잠실 두산전부터 최근 3연패를 당한 한화는 29승37패2무(승률 .439)를 마크, 롯데(29승36패2무 승률 .446)에 7위 자리를 넘겨주며 8위로 순위가 한 계단 내려앉았다.
타선 침묵이 아쉬운 경기였다. SSG 선발투수 김광현 상대로 1회 황영묵의 볼넷, 최인호의 안타, 안치홍의 1타점 2루타로 첫 득점을 내며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계속된 무사 2,3루에서 노시환이 헛스윙 삼진, 채은성이 유격수 땅볼, 김태연이 2루 땅볼로 물러나 추가 득점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1-5로 뒤진 5회 추격 흐름이 아쉬웠다. 2사 후 최인호가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1루에 나간 뒤 안치홍이 볼넷으로 1,2루 찬스를 연결했다. 4번 노시환 앞에 득점권 찬스가 걸렸지만 결과는 루킹 삼진이었다. 볼카운트 1-2에서 김광현의 4구째 커브가 바깥쪽 높게 들어가면서 노시환이 그대로 얼어붙었다.
경기 후 김광현은 이 상황에 대해 “커브가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스트라이크존에 잘 들어갔다. 유인구를 던지려고 했는데 실투였다. 운 좋게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으로 들어갔다. 원치 않은 공이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의도한 코스로 들어간 공이 아니었고, 노시환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다소 운이 없는 삼진이었고, 심판 콜이 나오는 순간 노시환은 고개를 젖히며 아쉬워했다. 찬스에서 배트를 휘두르지도 못한 채 삼진을 당했으니 본인이 누구보다 실망스러웠을 것이다.
그 여파인지 노시환은 8회 무사 1루 마지막 타석에서도 우완 최민준의 4~5구 직구와 포크볼에 연신 헛스윙하며 삼진 아웃됐다.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물러나며 4번타자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노시환은 이번 주 5경기 타율 1할8푼2리(22타수 4안타)로 타점이 하나도 없다. 득점권에서 6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설상가상 그 다음 5번타자 채은성도 볼넷 1개를 골라냈을 뿐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날 한화는 10안타 4볼넷으로 총 14번 출루했지만 1득점을 내는 데 그쳤다. 잔루 13개로 또 변비 야구를 했다. 지난 9일 대전 NC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잔루 17개를 남기며 3-3 무승부로 끝났는데 이날도 그에 못지않게 답답한 경기였다.
타격만 안 풀린 게 아니었다. 수비에서도 무려 4개의 실책을 남발하며 자멸했다. 올 시즌 팀 최다 실책 경기. 5회 2루수 황영묵이 추신수의 땅볼 타구에 포구 및 송구 실책을 한 번에 범했고, 좌익수 최인호도 박지환의 좌전 안타 때 타구를 한 번에 잡지 못하고 흘렸다. 7회에는 유격수 이도윤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이닝 종료가 돼야 할 상황에 1점을 더 주며 위기가 계속됐다.
주루나 작전의 세밀함도 떨어졌다. 2회 2사 1루에서 이도윤의 도루 실패로 이닝이 끝났고, 3회 무사 2루에선 최인호가 초구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에 번트 동작을 취하다 배트를 뻈다. 그 사이 2루 주자 황영묵이 런다운에 걸려 태그 아웃됐다. 도루 실패 기록. 공수주에서 총체적인 허술함을 드러내며 홈경기 4연패에 빠졌다. 1만2000명 만원 관중 앞에서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부임 후 대전 홈에서 5경기 4패1무로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김경문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