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과 정은지의 아찔한 이중생활이 시작됐다.
15일 첫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극본 박지하, 연출 이형민 최선민, 제공 SLL, 제작 삼화네트웍스, 이하 ‘낮밤녀’)에서는 낮에는 50대, 밤에는 20대가 되는 기묘한 마법에 걸린 이미진(정은지)이 임순(이정은)의 이름으로 시니어 인턴에 취업, 인생 2막을 열며 토요일 밤,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에 첫 방송 시청률은 수도권 4.6%, 전국 4%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분당 최고 6.2%까지 치솟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무려 8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이미진의 면접 풍경으로 시작된 ‘낮밤녀’는 20대 취준생에게 닥친 각양각색 위기들을 조명했다.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던 시험에서 불합격한 데다가 공무원이 되게 해 준다는 사기꾼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큰돈을 잃으면서 이미진의 마음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계속되는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던 이미진에게 연달아 닥친 시련은 차라리 다른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빌 정도로 가혹하기만 했다.
누군가 이미진의 소원을 듣기라도 한 듯 아침에 일어난 이미진의 얼굴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30년의 세월을 정통으로 맞아버린 것. 가족들도 못 알아볼 만큼 급격한 변화는 이미진을 수상한 아줌마로 만들어 버렸다. 자신이 이미진임을 입증하고자 가족들의 비밀을 고백하고 춤까지 추는 이미진의 필사적 자기 PR이 웃음을 유발했다.
자신에게 일어난 이상한 일에 억울해하던 이미진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성형외과, 피부과에 점집까지 갔지만 어디에도 마법을 풀 방법을 찾지 못해 갈 곳 없는 이미진의 처지가 씁쓸함을 안겼다. 그리고 그 순간, 이미진의 눈에 서한지청에서 주관하는 경력단절자 공공 인턴 채용공고가 들어오면서 이미진의 마음에는 새로운 희망이 피어올랐다.
20대로 면접을 보던 시절과 달리 50대 이미진을 보는 면접관들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미소가 맴돌았다. 면접관들의 기립박수와 따봉까지 받아낸 이미진은 마침내 인생 첫 합격 공고를 보게 됐다. 비록 자신의 이름이 아닌 임순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얻은 합격 통지였지만 오랜 노력을 보답받는 듯한 벅찬 감정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이미진을 속인 취업사기꾼을 붙잡은 검사 계지웅(최진혁)과 이미진의 서류가 바뀌는 일도 일어나 흥미를 돋웠다. 계지웅이 이를 알아채고 이미진에게 연락을 했지만 되려 보이스피싱범으로 오해만 산 상황. 여기에 이미진이 임순의 이름으로 취직한 서한지청에 계지웅이 발령을 받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계속될 것을 예감케 했다. 과연 계지웅은 이미진에게서 서류를 돌려받을 수 있을지, 이들의 관계가 궁금해진다.
이처럼 ‘낮밤녀’는 20대 취준생 이미진에게 일어난 기묘한 일들을 빠른 속도로 풀어내며 첫 방송부터 찐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낮과 밤의 변화를 그려내는 세련된 연출과 현실을 반영한 웃픈(웃기고 슬프다의 줄임말) 스토리가 어우러져 이미진의 감정에 푹 빠져들게 했다.
무엇보다 이미진의 낮과 밤을 연기하는 이정은(임순 역), 정은지(이미진 역)의 온몸을 내던진 열연이 눈길을 끌었다. 말투부터 행동, 습관까지 똑같이 맞추는 세밀한 디테일로 마치 한 사람이 연기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액션부터 코믹까지 다재다능한 최진혁(계지웅 역)의 연기 변신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때문에 배우들의 탄탄한 시너지로 풍성하게 채워지고 있는 ‘낮밤녀’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16일 밤 10시 30분에 2회가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