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보다도 어리다. 프리미어리그(PL)에 '만 31세' 역대 최연소 사령탑이 등장했다.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은 16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파비안 휘르첼러가 새로운 남자 1군 사령탑이 될 것임을 확인하게 돼 기쁘다. 그는 31세의 나이로 PL에서 가장 어린 감독이 된다"라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3년. 휘르첼러 감독은 2027년 6월까지 브라이튼을 지휘할 예정이다. 브라이튼은 "휘르첼러는 취업 허가가 처리되는 대로 바로 일을 시작할 것이다. 그는 7월에 프리시즌 준비를 위해 복귀하는 선수단보다 빨리 업무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니 블룸 브라이튼 회장은 "새 사령탑 선임 절차를 시작할 때부터 휘르첼러는 언제나 눈에 띄는 후보였다. 그는 지난 18개월 동안 장크트파울리에서 특출난 일을 해내며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라며 "휘르첼러는 브라이튼이 원하는 경기 방식과 일치하는 플레이스 타일을 가지고 있다. 우리 팬들이 감사하고 즐길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크게 환영했다.
휘르첼러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은 현지 시각으로 7월 2일 열릴 예정이다. 브라이튼은 홈구장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엘리트 풋볼 퍼포먼스 센터 훈련 시설에서 블룸 회장과 폴 바버 부회장 및 데이비드 위어 기술 이사가 참석하는 기자회견에서 휘르첼러 감독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휘르첼러 감독은 선수 시절엔 유명하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 유스팀에서 성장하긴 했지만, 독일 하부리그를 전전했다. 아예 20대 초반부터 선수와 코치 생활을 병행하며 일찍이 지도자 경험을 쌓아나갔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도자 길을 걷길 시작했다. 휘르첼러 감독은 당시 독일 20세 이하(U-20) 대표팀 수석 코치를 맡았고, 2022년 12월엔 현역 생활을 끝내고 장크트파울리 감독 대행을 맡았다.
휘르첼러 감독은 곧바로 지도력을 입증하며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는 2023-2024시즌 2. 분데스리가에서 승격 경쟁을 펼치며 젊은 명장으로 주목받았고, 지난 3월엔 재계약까지 맺었다. 결국 장크트파울리는 2부리그 우승을 달성하며 13년 만에 분데스리가로 승격하게 됐다. 게다가 DFB-포칼에서도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컵대회 8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휘르첼러 감독은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고, 브라이튼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PL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4년 동안 놀라운 시간을 보냈다. 이젠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감동 가득한 여정이었고,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라며 "장크트파울리를 떠나는 건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실망하신 분들도 이해하지만, 절대 가볍게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장크트파울리를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겠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제 휘르첼러 감독은 독일 무대를 떠나 브라이튼을 이끌게 됐다. 그는 2년 전에도 29세 11개월 3일의 나이로 장크트파울리 지휘봉을 잡으며 율리안 나겔스만에 이어 분데스리가에서 두 번째로 어린 사령탑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브라이튼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과 결별한 뒤 31세의 휘르첼러 감독을 선임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브라이튼은 "휘르첼러 감독은 장크트파울리를 균형과 인내심 있고, 매력적인 팀으로 바꿨다. 수비수들은 상대 압박을 미끼로 위험을 감수했고, 짧고 날카로운 패스로 전진했다. 또한 강력한 세트피스도 갈고닦았다"라고 강조했다.
휘르첼러 감독은 데 제르비 감독을 롤모델로 뽑기도 했던 만큼 브라이튼의 색채를 잘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브라이튼도 휘르첼러 감독을 소개하며 "전임자인 데 제르비 이야기처럼 들린다면 놀랄 일이 아니다. 휘르첼러 감독은 데 제르비 감독을 존경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한 선수 경력이 없다는 점도 또 다른 유사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휘르첼러 감독은 2003년 풀럼에 부임했던 크리스 콜먼(만 32세) 감독을 제치고 PL 역사상 최연소 감독이 됐다. 그는 PL 출범(1992년 8월)보다도 늦게 태어났다. 휘르첼러 감독은 브라이튼 미드필더인 제임스 밀너(1986년생)보다 7살 가까이 어리며 주장 루이스 덩크(1991년생)보다도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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