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투와이어, 생애 첫 우승, 생애 첫 메이저 우승….
노승희(23, 요진건설)가 생애 최고의 시간을 맞았다. 프로 골프 입문 이후 정규투어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데, 그 컵이 내셔널 타이틀 여자 오픈대회인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다.
또한 1라운드부터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라는 진기록도 챙겼다.
2020년부터 정규투어에서 뛰고 있는 노승희는 2023년 9월의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단독 2위에 오른 게 개인 최고의 성적이었다. 올 시즌에도 5월의 E1 채리티 오픈에서 공동 3위를 기록한 게 최고였다.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는 내셔널 타이틀이라는 무게감과 까다로운 코스 세팅 때문에 좀처럼 생애 첫 우승자에게 왕좌를 내주지 않던 대회다.
같은 조건의 우승자는 2015년 박성현이 마지막이었다. 무려 9년만에 생애 첫 우승자가 이 대회에서 탄생하는 진기록 하나를 더했다.
노승희는 16일 막을 내린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68-68-68-71)를 쳤다.
1~3라운드 내내 흐트러짐 없이 4타씩을 줄였다. 비거리를 길지 않았지만 거리와 방향을 딱딱 맞히는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흔들림 없는 경기를 펼쳤다. 굉장한 참을성과 정확도가 요구되는 경기 스타일이다.
경기력에서 기복을 보이는 선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노승희에게 유리해지는 조건이다.
노승희는 파4 2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하며 흔들렸으나 이내 평정심을 찾아 나갔다. 4번, 6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올려 4라운드 시작 때의 스코어를 되찾았다. 파4 9번홀에서 보기 하나를 범하기는 했지만, 12, 1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어 버렸다.
노승희를 압박한 선수는 같이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김수지였다. 김수지도 2번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이후 전반홀에서 3개의 버디를 잡아 노승희를 1타짜까지 바짝 추격했다.
그러나 김수지의 압박에도 노승희는 흔들리지 않았다. 12, 13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잡아 올리며 김수지를 오히려 14번홀 보기로 밀어 내렸다. 김수지는 9언더파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노승희는 “물세례를 받는 게 처음이라 너무 기분 좋다. 제일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에서 우승해서 영광이다. 마지막날 대회라고 특별한 공략법을 세우진 않았고, 1라운드와 같은 마음으로 플레이 하려 노력했다. 멘탈이 흔들리지 않도록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 노력했다. 코스가 어렵다 보니 매 홀이 까다롭게 느껴졌는데, 딱히 한 홀을 꼬집을 수 없을 만큼 매 홀 긴장하면서 쳤다. 우승 한 번으로 빛나는 선수가 아니라 꾸준하게 빛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