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음 통했다"..'탈주' 이제훈x구교환, 왜 이제야 만났을까[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06.17 17: 20

이제훈과 구교환의 만남이 성사됐다. 두 사람의 진득한 추격전을 담은 '탈주'가 관객들에게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이제훈, 구교환, 이종필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 구교환은 "감독님과 제훈 씨와 지난 여름 '탈주'를 작업하면서 오늘 이날을 많이 생각했다. 신을 정리하고 끝낼때마다 이 장면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리뷰가 어떨까 생각했는데, 두려움은 아니고 설렘이었다고 지금 와서 정확하게 확정 지었다. 오늘 너무 설레고 반가운 날"이라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앞서 이제훈은 '제42회 청룡영화상'에서 구교환과 함께 작품을 하고싶다며 러브콜을 보냈던 바 있다. '탈주'를 통해 비로소 그 염원을 이룬 이제훈은 "'탈주'라는 작품을 만나고 규남 캐릭터를 하게 됐는데 상대 배우로 현상 역할을 누가 하면 좋을지에 대해 많은 상상을 했다. 어떻게 보면 시상식에서 제 사심이 가득 담긴 표현이 됐다. 당황스러우셨을수도 있겠지만 너무나 같이 작품하고싶은 열망이 컸고, 그래서 표현했다. 현장에서 하트 날린걸 형이 너무 예쁘게 하트로 화답해줘서 함께 작품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과 제작사 분들께 '탈주'라는 작품 같이할 수 있게 해보자고 했는데 시나리오 보내드리고 금방 답이 왔다. 저는 너무 꿈같았고 촬영할 때도 왜 이제서야 만났지, 진작 만났으면 더 행복이 빠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촬영 내내 너무 즐거웠다. 스크린을 통해 '탈주'라는 작품을 저희 둘이 연기한 모습 보니까 현상이라는 역할을 왜 구교환이 아니면 아무도 할수없는지 느꼈다. 여태까지 봤던 작품 중에서 이렇게 새롭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구교환 배우님의 또다른 모습 볼수있어서 기뻤다. 함께 연기하며 고생했던 순간이 있을텐데 오늘 보게 되니 너무 기쁨으로 다가오고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구교환 역시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통한다는게 기적같은 일이지 않나. 제훈씨가 '청룡영화상'에서 저에게 하트를 날려주셨는데 저는 영화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이제훈이라는 배우를 염두에 두지 않은적이 없다. 그래서 '찐 표정'이 나왔던 것 같다. 근데 시나리오까지 전달받으니까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작업하면서도 영화 보시면 아시겠지만 규남과 현상의 전사가 있지 않나. 영화에서는 의도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스핀오프, 프리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을 정도로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화답했다.
이종필 감독은 캐스팅 비화를 묻자 "구교환 배우님은 제훈 배우님이 원했다. '청룡영화상' 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인터뷰 봤는데 그때부터도 오랫동안 원했고 제훈 배우님 뿐 아니라 저도 너무 같이 항상 하고싶었었다. 사실 시나리오 드리기 전에 현상 역은 단순한 추적자 캐릭터였다. 주면 안 할것 같아서 입체적으로 시나리오 각색을 많이했다. 규남 역할은 겉으로는 티를 안 내지만 이 인물을 설명할 때 떠오르는 단어는 신념을 가지고 자기 길을 가는 사람으로 정의 했다. 잘은 모르지만 오래전에 스쳤던 인연으로 제훈 배우님을 먼 발치에서 보면 배우로서 신념 가지고 자기 길을 가는사람이라 생각해서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탈주'는 자신의 꿈을 좇아 북한을 벗어나기위해 분투하는 규남의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이종필 감독은 "관객들이 꿈을 꿨는데 북한에 온 것 같은, 북한 사람 된 것 같은 그런 콘셉트가 중요했다. 시작은 악몽인데 점점 꿈에서 남쪽으로 향하면서, 혹은 본인이 원하는 곳으로 자신의 의지로 달려가면서 짜릿한 꿈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연출했다"고 짚었다.
이종필 감독은 '탈주'를 그저 귀순 병사의 이야기만으로 담고 싶지 않았다고. 그는 "블라인드 시사라 때 한 관객분이 '최근 고민했던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았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북한사람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였으면 좋겠다는 연출 의도가 있었다. 그럼에도 북한이니 철저하고 조사 많이 했다. 어휘나 말투 이런것도 흔히 아는 그런게 아니라 현재 20대 군인 북한사람이 쓰는 어휘나 말투가 뭔지 철저히 조사했다. 조사한 다음에 일부러 다르게 했다. 다르게 한 이유는 꿈같아야 한다는 점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제훈은 출중한 사격실력을 지녔음에도 군대에 머무는 것이 아닌 남한으로 떠나는 것을 택한 규남 캐릭터에 대해 "정해진 운명에 따라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걸 받아들이지 않았다. 능력치를 발휘할 수 있는 누군가가 인도해주는 부분도 없고. 그래서 실패할지라도 원하고 이루고자 하는 것에 한해서 탈주 하는 것"이라며 "저라면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영화를 보며 하게 되더라. 그럼에도 목숨 걸고 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규남의 뒤를 쫓으면서 현실과 이상에서 갈등하는 현상 캐릭터에 대해 구교환은 "저도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하고 있다. 현상의 감정이 보편적이라 생각했다. 계급을 떠나서라도 과거, 미래에도 통과해야할 시간이고 질문인 것 같다. 그냥 '만약 나라면?' 이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규남을 추격하는 와중에도 잠깐 다른 시선과 다른 눈깜빡임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걸 셈을 갖고 계산하고 다가가진 않았고 이제훈 배우와 감독님이 디렉팅을 날카롭게 꽂아줘서 도움을 받았다"며 "저는 현상이 규남을 질투했을 것 같다. 영화에서 드러나지 않았을수 있지만 규남을 부러워하고 질투했을 거라는 마음을 가지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종필 감독은 "규남은 장애물을 만났을때 당황하지 않고 직진한다. 위험할수 있겠으나 이 사람은 떳떳하다. 이 길을 가기로 고민이 이미 끝났기때문에 상대를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직진하는게 저한텐 중요한 개념이었다. 현상은 추격자 캐릭터인데 추격 영화를 보면 추격하는 사람이 놓쳤을때 아쉬워하는걸 못보겠더라. 약해보이고 굳이 저래야하나 라는 생각을 해서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규남은 명확한 탈주를하지만, 현상이라는 캐릭터도 내면의 탈주가 있으면 어떻겠냐라는 말이 와닿아서 내면의 탈주에 포커싱을 맞춰서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제훈은 "규남은 제가 연기하는 측면에 있어서 전사를 많이 생각했다. 10년 가까이 군생활을 하면서 제대하면 갈 길이 정해졌는데 그걸 원하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실패할지라도 할수있는 게 여기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동선에 대한 길을 지도에 세세히 담으면서 기록했다. 수많은 시간을 왔다갔다하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방향으로 계획하지만, 계획과는 무관한 사고가 터지면서 가는 도중에도 굉장히 우여곡절 위기상황이 많다. 규남이 기지를 발휘해서 그 순간을 모면하고 계속 탈주하고 직진하는의 모습이 보여진다. '내가 여기서 잡히게 되면 내 인생은 끝난다', '벼랑끝이다'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달리고 구르는 액션이 체력적으로, 육체적으로 받쳐주지 않아서 속상하고 괴로웠을 때가 많았다. 몸이 안좋거나 다치게 되면 작품이 완성되지 못하니까. 그래서 배우 이제훈으로서 영화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규남이 이 세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에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영화를 보니 더 응원을 해주고싶었고, 저도 진짜 절박하게 연기하면서 긴장감과 마음이 관객분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노력을 전했다.
이에 구교환은 "누가 뭔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습 보면 매력적이 지 않나. 현장에서 지켜보며 많이 반했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현상은 여유 있는 추격자의 모습도 있고 접근할때 반대로 사람이 한가지 모습만 있지 않으니까. 여유나 보습크림, 헤어스타일 이런 게 본인의 불안과 두려움을 숨기려고 오히려 이런걸 치장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 현상은 계속 궁금한 인물로 남겨지더라. 아직도 현상은 이런 인물이라고 쉽게 얘기를 못하는 인물이다. 계속 곁에두고 보고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제훈은 "너무 매력적이다. 갖고싶다"라고 화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특별출연한 이솜과 송강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이종필 감독은 "이솜 배우는 특별출연이라 부탁하기 미안했는데, 먼저 하시겠다고 해주셨다. 감사하게 찍었고, 촬영하며 너무 좋았었다. 송강 배우님은 현상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드는데 있어서 이사람의 과거랄까 내적 욕망이랄까 마음같은걸 드러낼수있는 팅커벨같은 역할이 필요했다. 처음엔 관습적으로 여성이어야하지 않나 라는 생각 했다가 재미없을 것 같더라. 짧은데 임팩트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나무엑터스 대표님의 도움으로 송강 배우와 함께하게 됐다. 송강배우가 멋있더라. 찍으면서 감탄하면서 촬영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제훈은 '탈주'를 봐야할 이유에 대해 "추격액션에 대한 짜릿함 긴장감을 극장에서 보실때 큰 쾌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더운 여름에 극장에서 에어컨 쐬고 맛있는거 드시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영화 보고 나왔을때 '재밌었어' 하는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 영화가 관객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인사드리게 돼서 아직 실감이 안 나고 꿈만 같다. 영화를 보면서 배우라는 꿈을 키웠고 스크린에서 내 얼굴 나오는 작품 보고싶다는 꿈을 가지고 열심히 달리고 그런 기회를 얻어서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순간이 있었다. 이번 작품도 정말 모든걸 다 했던 것 같다. 부족하지만 제 모든것을 걸고 하고 싶었고 그렇게 했다. 그에 대한 진심이 관객분한테 잘 전달됐으면 좋겠고 귀중한 시간 내서 돈 내고 표를 사서 영화를 보시는 거지 않나. 한분한분께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앞으로도 그럴거고 '탈주'라는 작품이 관객들에게 재미와 너무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 재밌었다 그런 마음을 선사해드리고싶은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구교환 역시 "만들어갈땐 우리것이지만 걸리면 관객의 것이라 생각한다. 재밌게 즐겨주고 즐거운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제훈씨는 자극을 주는 멋진 배우다. 영향을 많이 받고, 이번 작업에서도 많이 배웠다. 감사하다"고 마지막까지 상대 배우에 대한 존경을 드러내 훈훈하게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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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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