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부부’ 아내가 남편에게 모든 신뢰를 잃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는 경제적 관념이 없는 남편을 신뢰할 수 없는 아내와 부부간 깨진 믿음을 되돌리려 아내에게 계속 용서를 구하는 남편, ‘신용 부부’가 등장했다.
아내는 출연 이유를 묻는 질문에 급격히 어두운 표정을 지었고, 눈물까지 글썽였다. 남편은 침묵을 지켰다. 아내는 “같은 일로 싸움이 반복되고, 말을 번복하는 것. 어떤 사건으로 믿음이 깨졌다. 말을 해도 믿지를 못하겠다”라고 힘겹게 말했다.
아내는 남편이 사업을 하며 진 빚을 갚기 위해 하루 종일 파트타임 일을 하며 바쁘게 생활했다. 점심도 대충 먹고 차비까지 아끼며 사는 아내는 남편에게 카드값을 얼마나 줄 수 있는지 물었고, 남편은 한 달에 80만 원 정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남편이 쓴 아내의 카드값은 월 500만 원 정도다. 아내는 “도대체 한 달에 얼마를 버냐. 번 것보다 나가는 게 많으니 대출만 느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내는 “집까지도 포기했다. 다 버리고 그냥 혼자 살고 싶다. 자기가 쓴 카드값 때문에 지난달에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일했다. 나도 그렇게 일 안 하고 싶다고”라며 울분을 토했다. 아내는 그동안 남편 때문에 빚이 쌓여도 화를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아내는 “희망을 걸고 기대를 걸고 잘 살아보려고 그랬던 건데 화 안 내는 내가 바보인가. 후회스럽기도 하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다시 부부의 일상이 공개되었다. 아내는 늦은 시간에도 집에 가지 않고 카페에 들렀다. 딸을 만나기 위한 것. 아내는 “아빠랑 이야기했는데 아빠가 엄마한테 돈 달라는 이야기 안 하겠다더라. 엄마 카드까지 훔쳐 가서 그런 것 아니냐”라고 말한 후 “엄마가 그때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라며 큰 충격을 받았던 그날의 사건을 떠올렸다.
아내는 예배로 인해 남편의 전화를 받지 못했고, 그것이 불만이었던 남편과 부부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때 남편은 아내의 목을 조르며 폭력을 행사했고, 이후 한 번 더 시작된 욕설에 집을 나오게 되었다. 아내는 “잘 곳이 일정치 않아서 (가방에는) 옷, 화장품, 간식거리(가 있다). 불편해서 ‘그냥 집에 갈까’ 생각도 안 한 건 아니다. 계속 가슴이 떨리는 게 너무 힘들다. 두려움보다는 밖에서 지내는 게 더 낫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됐다. 처음엔 그렇게 안 했는데 집사람이 저한테 욕 같은 걸 하니까 성질나서 팍 올라온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오은영은 “모두가 이혼을 권유할 상황이다. 조금 가볍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내 행동으로 인해서 배우자한테 갔던 이 엄청난 공포를 잘 이해 못 하시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 “아내는 경제적인 신뢰를 다 내려왔다. 이 사건 때문에 인간적인 신뢰마저 내려놓은 것 같다. 피해자인 아내는 공포스러워서 살 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들 부부는 못다 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집으로 향했다. 아내는 과거의 사건으로 남편과 둘만 남는 것을 극도로 무서워했다. 제작진의 도움으로 남편과 마주하게 된 아내. 아내는 “그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다. 그 상처를 잊어버리고 살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또다시 돈을 안 준다는 이유로 갑자기 욕을 하니까 무서운 생각에 도망을 갔던 것이다. 가만히 있다가도 눈물이 난다. 애들도 ‘이 얘기 꺼내면 아빠가 욱할까’ 공포감에 말을 못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아내는 집에 들어가게 되었고, 아내의 안전이 걱정된 오은영은 남편의 잘못된 행동 패턴이 계속될 경우, 이혼을 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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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