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려원이 ‘졸업’에서 치열한 대치동 학원가에서 성공한 스타강사가 겪는 갈등과 성장통을 극사실주의로 표현해내고 있다.
지난 주말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졸업’(연출 안판석, 극본 박경화,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주)제이에스픽쳐스) 11, 12회에서는 서혜진(정려원 분)이 안팎으로 처한 위기를 돌파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혜진은 교재 최종 인쇄를 앞두고 교재를 전부 새로 제작하겠다는 이준호(위하준 분)와 다른 강사들이 보는 앞에서 크게 다퉜다. 준호는 과거 혜진에게 배웠던 방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겠다고 했고, 혜진은 입시로 신분이 결정되는 환경에서 무책임한 말 하지 말라고 격하게 분노했다.
자리를 옮겨서도 이어진 논쟁에서도 두 사람은 의견을 좁히지 못했지만, 준호는 지친 혜진의 마음을 환기시켜 주고 싶다며 바다로 향했다. 밤새 생각을 마친 혜진은 “네가 가르치고 싶은 대로 가르쳐 보라”며 준호의 뜻을 존중했다. 하지만 혜진 자신은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이후 혜진은 최선국어로 간 표상섭(김송일 분)의 무료 강의를 보고 가르치는 일의 본질과 자신이 잃은 초심을 조금씩 자각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준호가 글을 읽을 때 요구되는 감각을 극대화 시키는 방식으로 준비한 수업을 보며 혜진은 큰 깨달음을 얻은 듯 “네가 이겼다”라고 해 앞으로 혜진의 수업 방식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앞서 혜진은 대치체이스 부원장 우승희(김정영 분)가 자신의 10년 치 자료가 담긴 USB를 최선국어에 건네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승희는 자신의 손에 USB가 있다며 혜진에게 협박성 제안을 했고, 혜진은 강사 인생 최대 위기를 직면한 와중에도 준호의 소형강의가 열릴 수 있게끔 기지를 발휘했다. 혜진은 더 이상 기존 방식대로 수업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선 뒤 최선국어 최형선 원장(서정연 분)과 승희를 불렀다. USB를 이용해 서혜진을 몰락시키려는 두 사람을 한 자리에 모은 혜진은 “이 USB는 더 이상 내 보물이 아니니 대자보를 붙이든 알아서들 하시라”며 통쾌한 정면승부에 나섰다.
‘졸업’에서 스타강사를 삼킨 연기와 전매특허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지난주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멜로퀸 저력을 입증한 정려원은 지난 주말 방송에서 극사실주의에 가까운 연기로 감탄을 자아냈다. 학원에서 교재 문제로 위하준과 싸우는 장면에서 정려원은 입술을 떨거나 감정이 격앙된 호흡으로 대사를 처리해 현실감을 극대화 시켰다는 평이다. 정려원은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쳐 온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그 성장통을 이겨내고 있는 캐릭터의 어른스러운 면모를 밀도 있게 그려내 드라마 호평을 견인하고 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2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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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