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의 복귀”..전도연→황정민, 무대로 돌아온 배우들 [Oh!쎈 초점]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06.19 17: 40

 대개 배우들은 연극에서 시작해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으로 진출하며 인지도를 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미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배우들이 연극이나 뮤지컬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큰 틀은 같을지라도 대중매체와 무대에서 선보여지는 표현의 방식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 일부 배우들은 무대에서만 느낄 수있는 현장감을 잊지 못해 꾸준히 무대 연기도 함께 병행하곤 한다.
이 가운데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는 반가운 얼굴들이 눈길을 끈다. 그 중에서도 배우 전도연은 무려 27년만에 연극으로 돌아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도연은 지난 4일 개막한 연극 '벚꽃동산'을 통해 27년만에 무대에 섰다.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유작을 한국 배경으로 어레인지한 작품. 작중 전도연은 원작의 라넵스까야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인물이자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송도영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지난 1990년 CF모델로 데뷔한 뒤 영화 '접속', '여왕'의 흥행으로 배우로서 각광받은 전도연은 창작가무극 '눈물의 여왕', 연극 '리타 길들이기' 등 무대에서도 다방면으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주 무대로 활동을 이어왔던 바. 그런 그의 '벚꽃동산' 출연 소식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전도연은 '벚꽃동산' 제작발표회 당시 "늘 연극이라는 것에 갈망이 있었지만 두려움이 컸다. 영화, 드라마에서는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고 연극에서는 온전하게 다 보여줘야 하기에 자신이 없기도 했다. 하지만 감독님의 작품을 인상 깊게 봤었지만 온전히 나를 드러낼 수 있을까 두려움이 있어서 어떻게 하면 비겁하지 않게 잘 거절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스크린으로 연극을 다시 한번 보고 배우로서 피가 끓었다. 그래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정하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개막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전도연은 "익숙하다기보다는 적응해 나가는 중이다. 공연 끝날 때까지 그럴 것 같다. '죽고 싶다'고 느낀 건 무대 들어가기 전이었다. 극도의 긴장감과 두려움이 감당이 안되더라.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무대에 막상 올랐을 때는 익숙하기보다는 정신없이 내가 해야 할 것들을 해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갇혀 있었던 건 두려움이었다. 아직까지 관객과 시선을 맞추고 무대를 즐기진 못하지만 마음껏 풀어놓고 연기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면 앞으로 내게 더 폭넓은 선택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의 봄' 천만 돌파로 얼어있던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배우 황정민도 차기작으로 연극을 택했다. 그는 내달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공연되는 연극 '맥베스'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맥베스'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를 원작으로, 스코틀랜드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듣고 국왕을 살해한 뒤 서서히 타락해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황정민의 연극은 '리처드 3세' 이후 2년만이다. 앞서 그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캣츠', 연극 '햄릿' 등을 통해 연극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와이키키 브라더스', '로드 무비', '바람난 가족', '달콤한 인생'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주목받은 그는 '브로드웨이 42번가', '나인', '리처드 3세', '오이디푸스' 등 꾸준히 무대를 찾아왔다. 이 가운데 이번에는 '맥베스'를 통해 2년만에 무대로 복귀를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 이어 tvN '눈물의 여왕'에서 소름돋는 연기로 국내외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박성훈은 연극 '빵야'로 7년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박성훈은 '더 글로리'의 전재준, '눈물의 여왕'의 윤은성까지 메인 악역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그런 그의 차기작 행보는 다름아닌 연극이었다.
박성훈 역시 대중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지기 전 다양한 무대에 오르며 연극 배우로서 경험을 쌓아왔다. 하짐나 '하나뿐인 내편' 속 장고래 캐릭터로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은 후 영화와 드라마 활동에 집중해 왔던 바. 최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을 확정지으며 또 한번의 글로벌 흥행을 예고한 박성훈은 영화 '열대야' 촬영을 마친 뒤 연극 '빵야'를 통해 약 7년만에 무대로 복귀한다.
'빵야'는 한물간 드라마 작가인 주인공 나나가 시나리오 소재를 찾던 중 오래된 소총 '빵야'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박성훈은 소총 '빵야' 역으로 시대를 초월한 함축된 이야기와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박성훈은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 출연 당시 "대학로 지하실에서 치열하게 연습 중"이라며 "작년에 초연 됐던 작품인데 그때 대학로 공연계가 들썩했다. '갓극'이라고 하더라. 작년 말쯤 '오징어 게임 2', '눈물의 여왕'을 동시에 찍다가 (올해) 봄쯤 스케줄 공백이 있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연극을 하면 좋겠다 싶었다. 제가 연출 님에게 전화해서 시켜달라고 졸랐다"라고 출연 비하인드를 전해 작품에대한 기대를 더했다.
뿐만아니라 배우 진서연도 연극 '클로저'를 통해 16년만에 관객들과 만남나고 있다. 2007년 영화 '이브의 유혹 - 좋은 아내'로 데뷔한 진서연은 '독전'에서 신스틸러 활약을 펼치며 주목받았다. 이후 최근까지도 '원 더 우먼', '행복배틀', 영화 '지뢰', '리미트'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연극 '클로저'에 출연하며 16년만에 무대에 올랐다. 특히 '클로저'는 진서연의 연극 데뷔작이기도 하다. '클로저'는 현대 런던을 배경으로 앨리스, 댄, 안나, 래리라는 네 명의 남녀가 만나 서로의 삶에 얽혀 드는 과정을 좇는 작품이다. 
앞서 진서연은 2008년 '클로저' 속 앨리스 역으로 처음 연극 무대에 올랐던 바 있다. 16년만에 데뷔작과 다시 만난 그는 이번에는 상류층에 속하는 사진작가 안나 역할로 분했다.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아왔던 만큼 진서연은 안나의 다양한 감정 변화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며 연극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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