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을 울고 또 울었다" 무모한 부상, 책에서 깨닫다...돌아온 유틸리티맨, 생애 첫 3안타 최고의 하루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4.06.19 05: 40

"사흘은 울었다".
KIA 타이거즈 유틸리티 내야수 박민(23)이 생애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출전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9번타자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렸고 병살플레이 2개 등 호수비도 과시했다. 
이범호 감독은 박민을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었다. 이유는 LG 선발투수 손주영을 상대한 경험이었다. "주영이의 볼을 쳐봤다. 두 타석에서 무안타였지만 경험한 것이 조금이라도 유리할 것이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감독의 기용은 대적중이었다. 손주영을 무너뜨리는데 앞장섰다. 

KIA 박민

2-0으로 앞선 2회말 2사후 2루수 내야안타를 터트렸고 김도영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다. 이어 3회 2사 1,3루에서는 우중간에 적시타를 날렸다. 시즌 두 번째 타점이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루까지 쇄도해 2루타를 만들어내는 주루솜씨도 보였다. 8회도 1사1루에서 중전안타를 날려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펼쳤다. 
2루수 수비도 완벽했다. 1회초 무사 1,2루에서 김범석의 땅볼을 잡아 유격수 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플레이를 펼쳤다. 2회도 1사1루에서 구본혁의 타구를 잡아 병살로 연결시켰다. 8회초 1사1루에서는 박해민의 땅볼이 불규칙 바운드로 튀었는데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걷어내 포스아웃시키기도 했다. 
KIA 박민/KIA 타이거즈 제공
박민은 경기후 "데뷔 이후 가장 경기력이 좋았다. 1군에서 3안타는 처본 적이 없었다. 수훈선수도 하면서 팀 승리를 도울수 있어 정말 기분좋다. 손주영을 상대했던 경험이 실제로 뭔가 그려졌다. 궤적과 볼끝이 기억이 남아 생각보다 수월하게 타격을 했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왼손 투수의 바깥쪽 공에 헛스윙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몸쪽으로 코스를 보고 있었는데 그 코스에 던져주어 운이 좋았다"고 활약비결을 밝혔다. 
수비와 타격에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찬호형이 후속 플레이를 잘해서 병살이 되었다. 타구가 느렸는데 아무리 빨리해도 유격수가 빨리 못해주면 세이프인데 천호형이 정말 잘해주었다. 항상 수비는 자신감이 있다. 방망이는 자신감이 없었는데 시범경기부터 자신감이 생겼다. 3할7푼5리(16타수 6안타)을 쳤다"고 말했다.  
박민은 비시즌 기간중 호주리그에 참가해 귀중한 경험을 했다. 스프링캠프도 완주했고 시범경기에서도 날카로운 타격을 펼쳤다. 2루수, 유격수에 3루수까지 유틸리티 내야수로 낙점을 받아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백업요원으로 힘을 보태던 도중 4월 10일 광주 LG전에서 유격수로 출전해 3루측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파울타구를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돌진해 잡으려다 무릎을 크게 다쳐 이탈했다. 
KIA 박민/KIA 타이거즈 제공
"진짜 많이 속상했다. 코치님들과 선배들 전화오면 울고 끊고 또 울었다. 그때 너무 무모했다. 진짜 선수로서 생각을 많이 해야하는 플레이였다. 내 실수였다. 후회를 엄청 했다. 집에 가서 울었다. 사흘은 울었다. 종표가 더 잘하니까 더 후회를 많이 했던 것 같다. 2군에서 기약없이 기다렸는데 언젠가 또 기회가 오니까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부상을 계기로) 최대한 차분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야구 시야를 넓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책도 도움이 됐다. '챔피언의 마인드'(저자 짐 아프레오) 라는 책을 읽었다. 멘탈에 관한 책이어서 도움이 됐다. 야구의 '플레이볼'이 왜 플레이볼인지 배었다. '놀다, 즐기다' 이런 뜻이니 야구장에서 즐겨라는 문구가 있었다. 즐기고 있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직행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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