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쉴 때 아니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좌완 양현종(36)이 팔꿈치가 아픈데도 휴식을 취하지 않고 나흘 간격 등판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것도 선배 한화 류현진과의 맞대결에 앞두고 "피할 생각이 없다"며 강한 의욕도 보였다. 이닝과 로테이션을 수행하겠다는 대투수의 책임감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었다.
양현종은 지난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폭발해 11점 지원을 받아 시즌 6승이자 통산 174승을 거두었다. 73구만 던지고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5회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갑작스럽게 왼팔꿈치 저림 증세를 보이며 우려를 낳았다. 정재훈 투수코치와 의무 트레이너가 달려갔고 이닝을 마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4번타자 오스틴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승리요건을 채우며 경기를 마쳤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 아이싱 처치와 스트레칭을 통해 안정을 되찾았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보호차원에서 6회부터 우완 김도현을오 교체했다. 이미 5월 25일 KT 위즈와의 광주경기에서는 골반쪽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7이닝을 소화했다. 이날 처음으로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낀 것 자체가 우려를 안겨주었다. 큰 문제는 없어보이지만 19일 병원검진을 받기로 했다.
이날 5이닝을 던져 시즌 91⅔이닝을 소화했다. 롯데 윌커슨(94⅔)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다만 두 번의 불편을 느낀데다 재충전을 기간을 가질 가능성도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현종이가 많이 던졌다"며 한 번쯤은 휴식을 주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밝혔다. 그럼에도 손사래를 쳤다.
경기후 "아직은 휴식 타이밍은 아닌 것 같다. 쉬고 싶은 마음도 크게 있지 않다. 팀이 잘 나가다보니 나도 조금 버텨주면 좋은 성적과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마음 놓고 편하게 쉬는 시기는 아닌 것 같다. 감독님도 힘들면 이야기하라고 하는데 아직은 쉬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힘도 남아있고 팀을 위한 의지도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19일 검진결과 문제가 없다면 나흘을 쉬고 오는 23일 광주에서 한화 류현진과 맞대결을 갖는다. "현진이형이랑 상대하고 싶지는 않지만 솔직히 말해서 피할 생각이 없다. 로테이션상 던져야 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른 경기보다는 더 긴장되고 부담 느끼겠지만 나는 상대타자와 싸우는 것이다. 우리타자들 많이 응원하겠다"며 투지를 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