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셀럽 되니 호갱 된 건가요 [박소영의 PS.Y]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4.06.19 14: 47

물에 빠진 사람 살려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심보인가. 심지어 들고 있던 보따리도 아닌 아직 손에 넣지도 못한 것까지 셈 해서 돌려 달라는 수준이다. 더 나은 먹을 거리 문화를 공유하고자 무던히도 애썼던 백종원의 진심이 또다시 뭉개졌다. 
지난 17일, 한 매체는 요리연구가 겸 사업가 백종원이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최소한의 수익률 보장을 요구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등 단체행동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점주들은 본사가 월 3000만 원 이상의 예상매출액을 제시하며 가맹점을 모집했지만 실제 매출액은 예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필수물품 가격 인하나 판매 가격 인상 등의 대책과 함께 책임 있는 브랜드 관리를 요구했지만 본사가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연돈'은 지난 2018년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방터시장 편에 출연한 작은 돈가스집에서 시작됐다. 당시 '연돈'은 방송 이후 백종원의 극찬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고, 단박에 맛집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인근 상인들과의 갈등 등을 이유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백종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제주도 호텔 옆으로 '연돈'을 이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후 백종원은 2021년부터 '연돈'을 프랜차이즈화 했고, 현재 '연돈'은 제주 본점 외에도 '연돈볼카츠'라는 이름으로 가맹점이 다수 생겨났다. 그런데 일부 점주들은 2022년 '연돈'의 가맹점 모집 당시 더본 측이 예상 매출액·수익률을 부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 예상 매출액을 3000만~3300만 원으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절반 이하에 못 미쳤다고.
반면 더본코리아 측은 이 같은 점주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백종원 측은 18일 공식입장을 내고 "'연돈볼카츠' 가맹점의 모집 과정에서 허위나 과장된 매출액, 수익률 등을 약속한 사실이 전혀 없다. 가맹계약 등의 체결 과정에서 전국 매장의 평균 매출액, 원가비중, 손익 등의 정보를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투명하게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더본 측에 따르면 2022년 '연돈볼카츠' 월 매출은 1700만 원 수준의 예상매출산정서를 가맹점에 제공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들의 월 평균 매출액은 동종 테이크아웃 브랜드의 월 평균 매출액과 비교해 낮지 않은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또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물품대금 인하 등을 진행했다"며 물품대금 인하나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는 일부 가맹점주들의 주장에 반박했다.
19일 OSEN 취재 결과,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의 문제 제기는 시작부터 금전적 보상에 집중됐다. 한 내부 관계자는 OSEN에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이 1년 가까이 되는 분쟁 과정 속에 월 300만 원의 고정적인 수익 혹은 더본코리아 본사 차원의 직영점으로의 인수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추가 입수한 더본코리아 측과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분쟁 과정 중 대화록에 따르면, 점주 측 대표는 과거 부산에서 또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던 중 해당 브랜드 본사 측에 수익률 보상과 관련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었다. 이를 토대로 더본코리아 측에도 유사한 수준의 보상을 요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 측은 "까놓고 얘기하자"라며 "5000이든 6000이든 합의점이 있으면 끝내겠다. 돈 받았다고 소문내겠다. 1억 원 주면 조용히 있고, 1억 5천만원이면 협의회를 없애겠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쪽에 모인 협의회에서 전가협(전국가맹점주협의회)을 가고 이 준비 과정에서 보상을 원하니까 그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하셔야 한다"라고 실력 행사를 암시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요리 연구가 겸 사업가인 백종원은 그동안 ‘진짜 한국의 맛’, ‘한식대첩’, ‘백종원의 3대천원’, ‘마이리틀텔레비전’, ‘집밥 백선생’, ‘먹고 자고 먹고’, ‘백종원의 푸드트럭’, ‘백종원의 골목식당’, ‘고교급식왕’, ‘양식의 양식’, ‘맛남의 광장’, ‘백파더’, ‘백스피릿’, ‘백종원 클라쓰’, ‘백패커’, ‘장사천재 백사장’, ‘백종원의 배고파’ 등 수많은 쿡방을 이끌었다.
자신의 부와 명성을 위해서가 아닌 모두 함께 요리로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쓸쓸하고 적막하던 시장에 다시 활기를 넣고 사라져 가는 지방 도시를 살리기 위해 장장 3년에 걸친 대규모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젝트도 감행했다. 위생 문제, 바가지 논란이 끊이지 않던 지역축제에도 손을 대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모두 만족하는 잔치로 탈바꿈 시켰다. 
‘백종원의 골목식당’도 비슷한 취지였다. 당시 백종원은 골목상권에서 고전 중인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부쳤고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덕분에 솔루션 이후 대박 난 가게들이 즐비했고 ‘연돈’은 프렌차이즈화까지 해 더 많은 이들이 상생하도록 힘썼다. ‘연돈볼카츠’가 백종원과 ‘연돈’의 효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된 건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주인을 물어버린 꼴이 됐다. 심지어 가맹점주 모집 과정에서 허위나 과장된 매출액, 수익률 등을 약속한 사실이 없는데도 "오픈 후엔 나 몰라라 가맹점은 망해간다", "과장된 매출 광고 가맹점주 다 속았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나서다니 황당할 따름다. 심지어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돼 파장이 더 크게 일고 있다. 
백종원은 요리 연구가이지만 여러 사업을 운영 중인 사업가다. 혼자 잘 먹고 잘 살 방법이 많은데도 상생을 위해 자신의 노하우를 소상공인들과 공유했다. 그런데도 그의 진심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몰라주고 있다. 셀럽 만들어주고 ‘호갱’ 된 장사천재 백사장이다. 다만 이와 관련 OSEN은 분쟁을 제기한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측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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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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