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를 잘 끼웠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1차 지명 출신 좌완 최채흥의 이야기다.
최채흥은 지난 19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3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34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22개.
1회 최정용(중견수 플라이), 장시현(헛스윙 삼진), 변우혁(좌익수 뜬공)을 삼자범퇴 처리한 최채흥은 2회 김석환과 이상준을 땅볼 처리한 뒤 오선우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2사 2루서 이영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 선두 타자 오정환에게 안타를 맞은 최채흥은 강민제를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곧이어 최정용과 장시현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 마무리. 최채흥은 4회 홍무원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진만 감독은 최채흥의 첫 등판에 대해 “오늘 첫 등판에 나섰는데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물론 긍정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박진만 감독은 “예전보다 구속이 조금 올라온 것 같다. 최고 140km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상원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뒤 2018년 삼성에 입단한 최채흥은 '대학리그의 류현진'이라 불릴 만큼 특급 선발로 명성을 떨쳤다. 또한 대학 대표팀의 단골손님으로 국제 무대 경험이 풍부해 1군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았다.
데뷔 첫해 8경기에 나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3.21을 거둔 최채흥은 이듬해 28차례 마운드에 올라 6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1을 남겼다. 2020년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했다.
2021년 26경기 5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4.56을 남기고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해 6월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15경기에서 1승 7패 평균자책점 6.68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채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투구로 코칭스태프에 실망을 안겼다. 귀국 후 제로 베이스부터 새롭게 시작한 그는 한 달간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푸시 퍼포먼스 베이스볼 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받는 특별한 기회를 얻기도 했다.
최채흥은 입단 당시 삼성 왕조의 핵심 멤버였던 장원삼에 버금가는 좌완 선발이 될 것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2021년을 제외하면 기대보다 아쉬움이 더 큰 게 사실이다. 타고난 재능에 비해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모두가 기대하는 좌완 선발 특급으로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갈 길이 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