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사과는 Sony' 벤탄쿠르 손흥민 인종차별, 英 인권단체 나섰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4.06.20 11: 09

 동료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손흥민(토트넘)을 위해 영국의 인권 단체인 킥 잇 아웃(Kick it out)이 적극적인 대응을 펼친다고 전했다. 
킥 잇 아웃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팀 동료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 많은 제보를 받았다. 제보와 여러 자료를 토대로 토트넘 구단과 관련 당국에 심각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동아시아는 물론 더 큰 범주의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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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인사이더 폴 오키프는 18일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에 대해 토트넘이 보이고 있는 무반응에 대해 "토트넘 구단 내부에서 대부분 휴가를 떠난 상태"라면서 "토트넘 직원들이 휴가에서 복귀하더라도 성명을 발표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오키프는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행동에 대해 가장 먼저 알렸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우루과이의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eta)에 출연해 손흥민과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을 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방송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한국 선수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냐고 부탁했고 벤탄쿠르는 "쏘니?"라고 물었다.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것도 괜찮다고 하자 벤탄쿠르는 웃으며 "아니면 쏘니 사촌 것은 어떤가. 어차피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에 대한 명백한 인종차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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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벤탄쿠르의 발언에 강한 비판을 했다. 이에 벤탄쿠르를 빠르게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겠다. 나쁜 농담이었다"면서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 거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손흥민에게 사과를 전했다.
하지만 사과조차 엉망이었다. 영어권 선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팀 동료이자 주장의 이름 조차 제대로 적지 못했다. 
벤탄쿠르는 “형제여, 이런 일이 벌어져서 미안하다. 나쁜 농담이었다”라고 반성한 뒤 “내가 당신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는다는 걸 알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벤탄쿠르는 2022-2023시즌 중 십자인대 파열로 쓰러지며 장기 이탈했다. 손흥민은 곧바로 “치료 중인 내 친구에게 힘을 주고 싶다. 너는 곧 돌아올 것이다”라며 쾌유의 메시지를 건넨 바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있었다. 벤탄쿠르가 올린 사과문에 쏘니는 흔히 사용되는 'SONNY'가 아닌 일본 회사 이름인 'SONY'였다.
가장 큰 문제는 토트넘이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지 않는 것이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인종차별을 당했을 때는 어느 구단보다 먼저 성명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토트넘은 지난해 3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하자 경기 이후 토트넘은 "모든 종류의 차별은 혐오스럽고 차별을 우리 사회와 경기, 우리 구단에 있을 자리가 없다"며 인종차별을 규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 대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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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토트넘 구단은 벤탄쿠르의 발언에 침묵하고 있다.
킥 잇 아웃은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해 1997년 설립된 단체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전에도 손흥민이 상대 팬들을 비롯해 일부 해설위원에게 인종 차별을 당할 때도 손흥민을 지지한 바 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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