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로 괴력의 사나이다. 괴력의 사나이가 건강하기까지 하면 이제 걱정은 없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풀타임 소화가 힘들었던 지안카를로 스탠튼(35, 뉴욕 양키스)이 건강하게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스탠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은 비록 연장 끝에 6-7로 패했지만 스탠튼이 끌려가던 경기에 역전의 불씨를 되살렸다.
스탠튼은 1-5로 추격을 하던 7회말 앤서니 볼피, 후안 소토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2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예니어 카노와 마주했다. 그리고 카노의 한가운데 실투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96.1마일(154.7km) 싱커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스탠튼의 시즌 18호 홈런. 발사각 20도 밖에 되지 않는 타구였지만 타구속도 113.6마일(182.8km)로 비행해서 440피트(134.1m) 밖에 떨어졌다. 대형 홈런으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스탠튼의 괴력은 9회말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9회초 2사 만루에서 중견수 알렉스 버두고의 슈퍼캐치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앤서니 볼피의 2루타로 만들어진 1사 2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크레익 킴브렐을 상대로 1볼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하지만 85.3마일(137.3km)의 너클 커브를 자비 없이 두들겨 좌전 동점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타구속도가 무려 120마일(193.1km)에 달하는 초강력 타구였다. 메이저리그 통계분석가 사라 랭스는 자신의 SNS 계정에 스탠튼만큼 120마일이 넘는 초강력 타구를 많이 때린 선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스탯캐스트 시대 이후 120마일 이상의 타구를 때린 선수는 총 5명으로 스탠튼이 총 15개로 가장 많이 때려냈다’라고 설명했다.
동점 끝에 경기는 연장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연장에서 10회초 2실점 한 뒤 10회말 1점 밖에 내지 못하며 패배와 마주했다.
그러나 이날 스탠튼의 활약상에 대해 ‘CBS스포츠’는 ‘경기 후반 영웅적인 활약으로 최선을 다했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7경기로 늘렸고 6월에만 타율 3할 5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좋은 반등 시즌을 보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양키스의 팬 커뮤니티인 ‘핀스트라이프 밸리’에서는 ‘스탠튼이 나홀로 역전을 주도했고 두 번의 짜릿한 스윙으로 경기를 연장까지 이끌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7회 추격의 스리런 홈런에 대해서는 ‘볼티모어와 1점 차로 좁히기 위해 정중앙으로 440피트짜리 레이저빔을 쐈다’라면서 ‘뒷발이 미끄러졌는데 어떻게 114마일의 타구속도를 낼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라면서 스탠튼의 괴력에 혀를 내둘렀다.
스탠튼은 팀이 치른 76경기 중 66경기에 나서고 있다. 사실상 풀타임 시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2018년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첫 해 158경기에 나선 이후 한 번도 140경기 이상을 나서지 못했던 스탠튼이다. 2020년 60경기로 진행된 코로나 단축 시즌에도 절반에 못 미치는 23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커리어 내내 햄스트링, 무릎, 안면, 종아리, 사타구니, 손목, 아킬레스건 등의 부상에 시달렸다. 2018년 양키스 이적 이후 잔부상은 더욱 극심해졌다. 2015년 마이애미와 13년 3억25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고 양키스가 트레이드 이후 이 계약의 대부분을 책임지면서 스탠튼은 양키스 팬들의 금지어격 선수로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건강한 시즌을 보내기 위해 체중을 감량해서 스프링캠프에 돌입했고 그 결과 큰 부상 없이 시즌을 건강하게 소화하고 있다. 팀의 51승25패 질주에 스탠튼의 영향력도 적지 않다. 건강한 스탠튼은 걱정할 필요가 없고, 양키스 화력의 마지막 퍼즐이 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