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인종차별 3년-무기한 출입금지' 손흥민 인종차별 벤탄쿠르에 침묵 토트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4.06.21 15: 10

캡틴 손흥민(토트넘)에 대한 토트넘 구단의 행보가 이상하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장 손흥민과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얽힌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구단의 입장을 내놓았다.
토트넘은 "인터뷰 영상에서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발언과 이후 선수가 공개적으로 사과한 뒤, 구단은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도움을 제공했다. 여기에는 다양성과 평등, 그리고 포용 목표에 따라 모든 선수들을 위한 추가 교육이 포함될 것이다. 우리는 주장 쏘니가 이번 사건에 대해 선을 그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다가올 새 시즌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지지한다. 우리는 다양하고 글로벌한 팬들과 선수단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어떤 종류의 차별도 우리 구단과 경기, 그리고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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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글은 손흥민의 본인의 SNS로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공개한 직후 올라왔다. 
손흥민은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영문으로 밝혔다.
손흥민은 "이미 롤로(Lolo, 벤탄쿠르 애칭)와 대화를 했으며 그가 실수를 했고 그도 이를 안다. 그는 내게 사과했다"며 "벤탄쿠르가 뭔가를 공격적으로 말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우린 형제다. 그리고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어 "지나간 일이다. 우린 하나다. 우린 프리시즌에 다시 만나 팀에서 하나로 뭉쳐 싸울 것"이라고 했다. 벤탄쿠르가 자신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으며 손흥민도 이를 받아줬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지 반응은 냉담하다. 풋볼 런던은 "정말 어리석은 발언이었고 축구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손흥민이 팀 동료들에게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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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는 지난 15일 우루과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한 뒤 자녀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토트넘 간판 선수는 당연히 손흥민이다.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셔츠를 받을 수 있겠냐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자 벤탄쿠르가 내뱉은 본능적인 한 마디가 지금의 긴 파문을 몰고 왔다. 벤탄쿠르가 "쏘니 거? 쏘니 사촌 거는 어때?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친 것이다. 남미 사람들이 아시아 사람들을 크게 구분하지 못한다는 저질 농담이었고, 당연히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벤탄쿠르 입장에선 크게 개의치 않고 한 발언이었을 테지만 한 번만 생각해보면 엄청난 실수라는 것이 드러난다. 
'디 애슬레틱'은 "벤탄쿠르가 방송 중 손흥민과 그의 사촌들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고 말한 뒤 손흥민에게 사과했다"라며 이번 일을 주목했다.
영국 일간지 '더 선' 역시 "벤탄쿠르의 부적절했던 인터뷰가 SNS에 퍼졌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다. 그의 발언은 인종차별적인 내용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인종차별을 당한 뒤 약 1년 만에 또다시 인종차별의 중심에 있게 됐다"라며 그동안 수 차례 인종차별을 겪었던 손흥민이 다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짚었다.
벤탄쿠르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벤탄쿠르가 사용한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은 24시간이 지나면 아예 사라지고 기록은 개인 계정에만 남는 기능이기 때문에 사과문을 많은 사람들이 접하지 못할 수 있어 사과문의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이는 손흥민이 그동안 PL에서 뛰며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점도 한몫 했다. 2015년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PL에서 뛰는 9년이라는 기간 동안 타팀 팬들로부터 수 차례 인종차별을 당한 바 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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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크리스탈 팰리스 팬이 손흥민을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했을 당시 분노해 PL 사무국에 강력한 징계를 요청했다. 하지만 소속 미드필더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때문에 이번 일에 대한 토트넘의 미온적인 태도는 더욱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토트넘의 행보는 오락가락이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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