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20승을 거두며 투수 트리플 크라운으로 MVP를 받은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메이저리그에 가서 ‘불운의 투수’가 됐다. 리그 최저 승률 팀에서 잘 던지고 웃지 못하는 경기를 반복하고 있다.
페디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이 1-2로 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2패(5승)째를 당하며 평균자책점 3.05.
1회 2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긴 페디는 2회 카슨 켈리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3회 1사 1루에서 지오 어셀라를 병살 유도한 뒤 4회부터 7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 처리했다. 마지막 14타자 연속 범타로 안정감을 보였다.
총 투구수 92개로 스트라이크 54개, 볼 38개. 최고 시속 94.5마일(152.1km), 평균 92.7마일(149.2km) 싱커(34개) 중심으로 커터(31개), 스위퍼(19개), 체인지업(8개)을 구사했다.
그러나 화이트삭스 타선이 페디를 돕지 못했다. 5회 토미 팸의 솔로 홈런이 유일한 득점으로 잔루 7개를 남겼다. 마지막에는 뼈아픈 주루사가 나왔다. 9회 1사 1루에서 앤드류 베닌텐디의 중견수 직선타 때 1루 주자 폴 데용이 2루를 갔다가 1루로 돌아오지 못했다. 동점 주자의 주루사로 허무하게 더블 아웃으로 경기가 종료됐다.
‘MLB.com’에 따르면 데용은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것이었다. 9회 1사에 몸에 맞는 볼로 나간 데용은 “정신적인 실수였다. 출루에만 신경쓰다 아웃카운트를 놓쳤다. 전적으로 내 책임이고, 그 때문에 경기를 졌다”고 자책했다.
이로써 페디는 올 시즌 16경기(94⅓이닝) 5승2패 평균자책점 3.05 탈삼진 86개를 마크했다. 아메리칸리그(AL) 이닝 공동 4위, 평균자책점 10위에 올라있지만 투구 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지난달 2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부터 11일 시애틀 매리너스 전까지 4경기 연속 포함 6번이나 불펜이 페디의 선발승을 날렸다. 이날은 타선 침묵으로 7이닝 2실점을 하고도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3연패에 빠진 화이트삭스는 20승57패로 30개 구단 중 최저 승률(.260)로 바닥을 기고 있다. 1948년(51승101패2무 승률 .335)을 넘어 구단 역사상 최초로 3할도 못 넘을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7월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 때 주축 선수들을 판매하면 지금보다 승률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
비록 패전을 안았지만 페디는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경기 후 페디는 “우리가 이기지 못하면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에단 카츠 투수코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2회까지 약간 힘들었지만 카츠 코치와 함께 게임 플랜을 훌륭하게 조정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