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프로 입단 후 유틸리티 내야수로 활약해온 이유찬(26)이 중학교 시절 이후 11년 만에 외야 글러브를 꺼내들었다. 무슨 사연일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최근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유찬의 내·외야 겸업 도전 소식을 전했다.
이 감독은 “이유찬이 아깝다. 현재 팀 내 내야진 사정 상 이유찬이 좋은 활약에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선수의 활용가치가 너무 떨어진다”라고 근본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유찬은 북일고를 나와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차 5라운드 50순위로 프로의 꿈을 이뤘다. 당시 이름은 이병휘. 입단 3년차인 2019년 개명을 통해 이유찬이 됐고, 상무에서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이유찬은 이승엽 감독 부임 첫해인 지난해 데뷔 후 최다인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3리 1홈런 16타점 12도루를 기록했다. 수비에서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점차 기량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2024시즌에 앞서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팀 코리아에 승선해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이유찬은 올해 49경기 타율 3할4리 1홈런 7타점 활약을 펼치며 출전 시간을 늘리고자 내야 백업이 아닌 내·외야 겸업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지난 1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과 19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중견수로 교체 출전해 1군 외야의 맛을 봤다.
이 감독은 “중학교 때까지 외야수 해봤다고 하더라. 기회를 얻으려고 시즌 초반부터 틈 날 때마다 외야에서 수비 연습을 했다”라며 “두 번 경기에 나갔는데 본인도 의욕을 갖고 있다. 팀 전체로 봤을 때 내, 외야를 볼 수 있는 유틸리티 선수가 있으면 활용가치가 많아질 수 있다. 계속 연습을 시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유찬은 5명뿐인 두산의 외야 뎁스 강화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 감독은 “김재환이 지명타자를 맡고, 라모스, 정수빈, 조수행이 외야수로 출전할 때 이유찬이 백업을 맡아주면 외야 쪽 선수 기용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라고 바라봤다.
포지션의 경우 세 곳 가운데 중견수를 담당할 계획이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좌우 코너보다는 센터가 수월하다. 무리하게 중견수 수비를 시킬 생각은 없지만, 나가야할 상황이 되면 내야수 가운데 외야로 나갈 수 있는 사람은 이유찬뿐이다”라고 신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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