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1차지명 유망주 장재영(22)이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홍원기 감독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야구에 대한 재능은 분명히 대단한 선수인 것 같다"라며 장재영의 데뷔 첫 홈런을 축하했다.
장재영은 지난 22일 롯데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롯데 우완 에이스 애런 윌커슨의 시속 139km 커터를 받아쳐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 초대형 홈런을 날렸다. 타구속도는 178km에 달했다. 그렇지만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은 아직 3경기밖에 하지 않았다. 물론 3경기 만에 홈런을 쳤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래도 현장에서의 평가는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 조금 더 경기를 하고 어느정도 타석을 소화한 다음에 판단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며 장재영을 향한 과한 기대를 우려했다.
키움은 이날 이주형(우익수)-로니 도슨(좌익수)-김혜성(지명타자)-송성문(2루수)-이원석(1루수)-고영우(3루수)-장재영(중견수)-김건희(포수)-김태진(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이종민이다. 1군 콜업 이후 9번 중견수로 나서던 장재영은 이날 경기에서는 7번으로 타순이 올라왔다.
"지금까지는 편하게 치라고 9번 타순에 뒀다"라고 말한 홍원기 감독은 "그래도 지금 보니까 볼넷을 골라내는 등 타석에서의 집중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서 두 계단 앞으로 당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장재영은 입단 때부터 워낙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금 기사 하나 나가는 것이 조심스럽다. 나는 최대한 평가를 하는 것은 자제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장재영은 "팀이 져서 아쉽다. 팀이 이겼을 때 쳤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홈런이 생각보다 일찍 나와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 볼카운트에서 내가 유리한 상황이었다. 상대 투수도 수준급 투수였기 때문에 빠른 계열의 공을 놓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타이밍에 늦지 않으려고 쳤던게 중심에 맞아서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라고 첫 홈런 소감을 밝혔다.
장재영의 첫 홈런공은 장재영이 받기까지 사연이 많았다. 고척돔 벽을 맞고 튕겨나온 홈런공을 좌익수 빅터 레이예스가 무심코 관중석으로 던져버린 것이다. 중견수 황성빈이 다급히 달려와 다시 공을 받아야한다고 말했고 다행히 공을 받은 롯데팬이 흔쾌히 공을 돌려줬다.
해당 팬은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공을 돌려줬지만 키움은 감사의 의미로 이번에 출시된 김혜성 플레이어 티셔츠 세 벌과 작년에 제작했던 이정후 플레이어 티셔츠 세 벌을 선물로 증정했다. 키움은 "공을 돌려준 팬이 롯데팬이시다보니 롯데 유니폼과 사인볼을 원했고 롯데 윤동희의 유니폼과 사인볼도 선물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무심코 홈런공을 관중석에 던졌던 레이예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장재영의 첫 홈런 공인줄 모르고 관중석에 던졌다. 그런데 옆에서 황성빈이 달려와서 첫 홈런이라고 알려줘서 다시 공을 돌려달라고 부탁했다. 첫 홈런을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고 공을 돌려준 팬분과 만났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롯데에서 (황)성빈이형이 공을 챙겨줘야 한다고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 감사 인사를 드리려고 한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키움 선수단은 첫 홈런을 친 장재영을 무관심 세리머니로 축하했다. 장재영은 "처음 덕아웃에 들어왔을 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못보고 있었다. 다들 축하를 안해주니까 그 때 실감이 났다. '아 맞다. 원래 첫 홈런 치면 안해줬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빨리 축하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래도 다들 축하를 너무 진심으로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웃었다.
장재영과 절친한 친구인 나승엽(롯데)도 비록 상대팀이지만 장재영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1루에서 1루수 나승엽을 만난 장재영은 "(나)승엽이가 왜 이렇게 공을 잘 고르냐, 고등학교 때는 맨날 헛스윙 했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나는 그런 적이 없다. 그냥 장난을 친 것 같다. 어제 경기가 끝나고 승엽이가 밥을 사줬다. 원래 서울에서는 내가 사고 부산에서는 승엽이가 사는데 어제는 그냥 승엽이가 사주더라"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의 선수다"라고 말한 장재영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야구장에서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큰 사고 없이 경기를 잘 마무리하면 그것이 내 역할을 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때문에 팀이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잘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라며 남은 시즌 각오를 밝혔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