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4의 기록. 혹자들은 OPS(출루율+장타율)로 생각할 수 있다. .800이 넘는 OPS면 수준급 생산력을 가진 타자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록이 장타율인 타자가 있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한결(20)이 연일 괴력을 내뿜고 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지명된 박한결은 올 시즌 이따금씩 기회를 얻고 있다. 그런데 적은 기회에서 확실한 생산력과 결과를 내고 있다. 장타 잠재력을 눈여겨본 NC였고 박한결은 이 잠재력을 1군 무대에서 확실하게 과시하고 있다.
현재 12경기에 36타석 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타율은 2할6푼5리(34타수 9안타). 그런데 9안타 중 홈런이 무려 6개다. 2루타 1개에 단타는 2개 뿐이다. 상투적이지만 ‘쳤다 하면 홈런’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선수가 박한결이다.
단타 2개도 올 시즌 10번째 경기였던 21일 인천 SSG전에서야 나왔다. 그 전까지는 홈런과 2루타 등 장타만 쳤다는 의미. 그리고 박한결은 이틀 연속으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22일 경기에서는 1-5로 뒤진 4회초 무사 1루에서 등장해 SSG 선발 김광현의 143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3-5로 추격하는 점수. 비록 팀은 14개의 4사구를 남발하며 4-12로 대패를 당했지만 박한결의 장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23일에는 0-4로 뒤진 4회초 무사 1루에서 다시 한 번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SSG 외국인 선발 드류 앤더슨의 132km 커터를 그대로 걷어 올렸다. 이틀 연속 홈런. 이 홈런으로 NC는 추격의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접전으로 이어졌다. 결국 8회 권희동의 역전 2타점 적시타에 이어 9회 대거 10득점에 성공하며 18-6 대승을 거뒀다. 박한결이 추격전의 막을 올린 셈이었다.
아직 수비에는 약점이 있고 좌투수에 강한 반면(타율 .417, 5홈런 6타점), 우투수에는 약하다.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박한결의 장타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공격 극대화를 위한 스페셜리스트 자원으로 NC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좌투수 상대로 박한결의 활용 빈도를 높일 수 있다.
이미 올해 6개의 홈런 중 5개가 좌투수 상대로 나왔다. 23일 우완 앤더슨을 상대로 홈런을 치기 전까지 모두 좌투수 상대 홈런이었다. 박한결이 공략한 좌투수들이 그저 리그 평균의 좌투수들이 아니다. 모두 에이스급 투수들이었다. 5월23일 키움 좌완 에이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28일 KIA 윤영철, 29일 KIA 이의리, 그리고 지난 22일 SSG 김광현까지, 모두 박한결의 스윙을 피해가지 못했다.
박한결이 박건우 손아섭 권희동 김성욱 등 현재의 탄탄한 주전 외야진을 뚫어내는 건 쉽지 않다. 최근에는 박시원이라는 좌타 유망주까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경쟁자가 더 생겼다. 하지만 박한결은 장타력이라는 독보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 기회를 받을 이유가 충분하다.
박한결을 지명할 당시 민동근 스카우트 팀장은 “박한결 선수는 호타준족 유형의 선수다. 주력이 상당히 뛰어나고 파워 있는 우타자로 미래에 우 구단 외야 자원의 주축이 될 수 있는 선수”라면서 “창원 NC파크의 홈런 사이렌을 많이 듣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하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한결은 구단의 기대감을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듯 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