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명 컨택, 신령님 허락 필요"..'신들린 연애' 운명론에 전하는 메시지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4.06.24 14: 50

‘신들린 연애’가 기존의 연애 예능과는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간다.
24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새 연애 리얼리티 ‘신들린 연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재원 CP와 이은솔 PD가 참석해 프로그램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신들린 연애’는 MZ 점술가들의 운명을 건 기기묘묘한 연애 리얼리티로, 늘 남의 연애운만 점쳐주던 각 분야별 용한 남녀 점술가 8인이 직접 자신의 연애운을 점치며 운명의 상대를 찾는 프로그램. 지난 18일 첫 방송 된 ‘신들린 연애’는 첫 방송 시청률 1.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나타내며 동시간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기록했다.

김재원 CP는 “1년 전 상반기 기획안 공모가 있었다. 이은솔 PD가 어린 PD인데 발칙한 기획안을 내놨다. 그게 이 프로그램인데 읽는 순간 도파민이 돌았다. 하지만 지상파라서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아서 해내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걱정되는 부분도 많았다. '그알', '꼬꼬무' 같은 프로그램 만드는 부서에서 '신들린 연애'를 만드는 게 맞나 싶었다. 금기적인 부분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보여주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서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원래 시작은 OTT였고 진전도 됐는데 편성 쪽에서 해볼만 하다고 봐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은솔 PD는 “기획을 하고자 했을 때 연애 프로그램 좋아하는 시청자 중 한 사람으로서 기존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문제 의식을 느껴서 만들었다기보다는 코로나19 때 불확실한 삶을 살았기에 의지할 것을 찾아보니 당시에 젊은 세대에서 점을 보는 게 유행했다. 뭘 알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그대로 행동할지 궁금해서 시작했다. 인간적인 딜레마에서 처음 시작이 된 기획안이었고, 전 프로그램에서 젊은 무당을 만난 적이 있어서 나와 생각하는 게 비슷했다. 그리고 내가 점집을 가본 적이 없고, 점을 믿지 않았기에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들린 연애’는 기존의 연애 프로그램과는 다른 부분이 확실하다. 이은솔 PD는 “제사 음식 잘한다라는 대답은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 촬영 전까지는 이런 식으로 대화하고 대답할 줄 몰랐다. 촬영장에서 느낀 건 모아두니까 말도 안되는 게 나오더라. 2회부터는 데이트가 나오는데 단둘이 하는 대화도 비범하다. 데이트를 하는데 일반적인 연애 예능에서의 대화가 아니라 무당식 대화, 유머가 나오는 게 나온다. 작두 타듯이 타자, 동자님에게 줄 젤리 사자 등의 대화가 재밌었다. 시청자 분들도 재밌어 할 포인트다”고 전했다.
하지만 역술인들이 나오기에 미신 조장, 미신 미화 등의 이슈가 불거질 수도 있다. 이에 김재원 CP는 “ 대한민국 점 시장이 2018년 기준 4조원 이상이더라. 옛날보다 요즘 점을 더 많이 보는 것 같다. 예전에는 알음알음 보는데 이제는 간판을 보고 들어간다. 게임의 룰 때문에 모두가 맞출 수 없다는 게 프로그램 전체를 통해서는 보여질 것 같다. 미신을 조장한다기보다는 4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에서 무분별하게 점을 보는 사람들도 더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맹신할만한 것인지는 방송을 통해 보면 점사가 잘 된 밥도 걷어차게 하기도 한다. 1부는 어쩔 수 없이 특성상 부각시킬 수밖에 없었지만 뒤부터는 점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은솔 PD는 “앞으로의 회차에서는 맞추는 모습만 나오진 않을거다. 딜레마에 관한 기획이기 때문에 끌리는 사람은 이쪽인데 맞춘 사람은 저쪽이라는 부분에서 오는 딜레마다. 사람의 감정이 알면서도 안되는 게 있는데 그런 걸 보시면 미신 조장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감정, 의지를 해나가기도 하는구나라는 걸 알게 되실 거 같다”고 덧붙였다.
‘신들린 연애’는 신동엽과 유인나, 가비, 유선호, 역술가 박성준이 MC를 맡은 가운데 함수현, 최한나, 조한나, 조윤아, 허구봉, 이재원, 박이율, 이홍조 등 신점, 타로, 사주 분야별 각양각색의 젊은 점술가들이 등장해 화려한 스펙은 물론 훈훈한 비주얼로 흥미를 자극했다.
김재원 CP는 MC 섭외에 대해 “MC 선정에 있어서는 신동엽을 제일 먼저 떠올렸다. 그동안 가진 캐릭터가 금기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어서 말씀을 드린 편이긴 한데 금기를 깨는 프로그램 도전할 때 어울리는 캐릭터라 MC였다. 이름도 동엽신이라서 드립도 있을 거 같다”며 유인나는 연애 프로그램을 상당히 좋아하더라. 스토리를 잘 알고 있는 게 유인나다. '선다방'에서의 활약도 감안했다. 유선호, 가비는 '꼬꼬무' 섭외를 하고 방송을 보면서 그 전부터 눈여겨 봤다. 두 사람이 나올 때 시청률도 좋았고 활약도 있었다. 유선호는 순간 기억력이 좋고 가비는 기운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은솔 PD는 ”녹화 전보다 녹화 후 반응이 좋았다. 영상 보면서 신기해했고, 진짜로 놀랐기에 재미있게 담겼다. 조금은 믿는 분도 있고 안 믿는 분들도 있는데 믿거나 안 믿거나를 떠나서 캐릭터적으로 매력적이라고 해주셨다. 구성적인 부분에서도 사주 정보를 보고 들어가는 장치가 있는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MC들이 전체 회차를 보지 않아서 다음을 너무 궁금해 한다“고 덧붙였다.
출연자 섭외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이은솔 PD는 ”실제로 출연 직전에 엎어진 사람도 있다. 신령님이 반대해서 안된 친구도 있고, 신령님이 허락해서 나온 친구들도 있다. 산에 기도하러 들어가서 연락이 끊긴 친구 등 여러 일이 있었다. 출연자 결심 외에도 신령님 의사도 여쭤보면서 섭외를 진행했다“며 ”2개월 정도 섭외하면서 1500명을 컨택했다. 연차, 직군을 다양하게 만났는데 섭외 기준은 이 사람이 얼마나 MZ스럽냐였다. 점술가지만 점술가 같지 않은, 친숙하고 파격적인 걸 줄 수 있는 친구들을 찾았다. 운명론자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얼만큼 깊게 생각하느냐도 중점적인 기준이었다. 섭외하면서 최소 2~3번을 만나며 긴 인터뷰를 거쳤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직업을 택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PD는 ”출연자들도 걱정이 많았다. 자신의 직업인데 사전 선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장치가 어떻게 나갈지, 어떤 선택하게 될지 알려주지 않았다. 모아둔 것에 대한 의도가 있을테니 굉장히 걱정했는데 걱정이 많음에도 하겠다고 선택한 이유는 이 친구들에게 연애는 달랐던 거다. 무당은 연애하기 힘들다. 점사 보는데도 시간이 많이 들고, 허락을 구해야 할 신령, 신들이 많다. 주체적으로 자기 사람을 선택해 연애한 경험이 없어서 갈증이 실제로 있었다. 동종 업계에서 또래를 만난다는 것에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라 인간적인 기대감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고민, 걱정 많이 하면서 들어왔지만 그럼에도 연애하고 싶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임해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혼인관계증명서를 받고, 범죄전과조회를 하는 등 출연자에 대한 검증은 필수였다. 이은솔 PD는 ”술인들은 업이 걸려있기에 운명에 깊은 고민을 한다. 그걸 깊게 따라가려고 하고 있다. 생각, 행동, 말을 깊고 섬세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그 친구들이 보여주는 말, 행동이 신기했다. 내 스스로도 재미있어서 현장에서 어떤 연출을 한다기보다는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는 마음이다. 억지로 하는 게 거의 없고, 날것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민의 흐름이 있을텐데 그 흐름을 잘 따라가자 싶어서 편집적으로 잘 녹이려고 한다“고 전했다.
6회로 마무리된다는 게 아쉬울 따름. 김재원 CP는 시즌2 가능성에 대해 ”아직 섣부르긴 하다. 더 할 수 있고, 내용은 더 많이 나왔는데 올림픽이 코앞이라서 편성상 6회다. 그 이상의 이야기는 나왔다“며 ”방송사니까 시청률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입소문이 퍼졌으면 한다. 재방송도 괜찮기에 2회부터는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은솔 PD는 ”아직 마지막 메시지를 말씀 드릴 순 없지만 운명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본인의 선택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게 강하다“고 전했다.
SBS ‘신들린 연애’는 매주 화요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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