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똑같은 이름들이 규정타석 명단에 들어섰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리빌딩이 건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다.
롯데는 현재 3명의 선수가 규정타석을 소화했다. LG와 NC가 각각 9명으로 주전들이 모두 규정타석을 소화하고 있고 두산 7명, KIA와 SSG가 6명, KT 5명, 한화와 키움, 삼성이 4명이다. 롯데는 가장 적은 3명의 선수가 규정타석을 소화했다.
시즌 초반 팀 타선이 집단적으로 타격 슬럼프를 겪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실험했다. 또한 부상자들이 속출하면서 규정타석을 소화할만한 선수들이 없었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하면서 롯데는 타선을 정비했고 가장 골치를 썩였던 내야진도 확실하게 세팅을 하면서 안정을 찾아갔다. 외국인 선수 빅터 레이예스, 그리고 내야수 고승민과 외야수 윤동희가 현재 규정타석을 소화했다.
레이예스는 올해 효자 외국인 선수로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부상 없이 활약하고 있다. 폭발적인 장타력은 없지만 컨택과 타점 생산 능력으로 중심 타선 역할을 해내고 있다. 74경기 타율 3할3푼7리(294타수 99안타) 7홈런 61타점 OPS .857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타율 8위, 최다안타 4위에 올라 있다. 최근 2년 동안 규정타석 외국인 타자를 배출하지 못했던 롯데 입장에서는 레이예스의 활약이 감사할 따름이다.사실 그동안 외국인 타자를 제외하면 롯데의 규정타석 명단은 ‘복붙’이 가능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자리를 차지했고 새로운 선수들의 이름을 보기 힘들었다. 전준우는 30대 후반이 되도록 건재함을 과시했고 경찰야구단에서 병역을 해결하고 돌아온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규정타석을 소화했다. 2020년 FA로 합류한 안치홍, 그리고 2022년을 끝으로 은퇴한 이대호, 정훈 등 베테랑들이 주로 규정타석에 포함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한동희가 잠재력을 터뜨리는 듯 하면서 규정타석에 포함됐지만 지난해 부상과 부진, 올해는 부상과 군 입대로 규정타석 진입에 실패했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리빌딩의 기미가 보였다. 고졸 신인 김민석이 시즌을 완주하면서 129경기 454타석으로 규정타석을 소화했다. 그리고 올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았고 세대교체가 됐다. 이제는 새로운 선수들이 규정타석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윤동희와 고승민이 성장해서 규정타석에 포함될 만큼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고 있다는 건, 그만큼 롯데의 리빌딩이 건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윤동희는 이미 지난해부터 김태형 감독이 점찍은 주전 선수였다. 지난해 사실상 프로 첫 시즌을 보냈지만 윤동희의 재능을 눈여겨봤고 풀타임 주전으로 활용할 복안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새로운 타격 메커니즘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부침을 겪었지만 금세 회복해서 규정타석 3할 타자로 거듭났다. 올해 롯데 라인업에서 몇 안되는 풀타임 주전 선수 중 한 명이다. 71경기 타율 3할5리(266타수 81안타) 5홈런 37타점 59득점 OPS .826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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