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빈말로도 좋은 경기력은 아니였다".
크로아티아는 25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의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이탈리아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2무 1패, 승점 2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순위는 조 3위. 사실상 탈락 확정이다.이번 대회는 조 3위 국가 6개 중 상위 4팀에게도 16강 진출권이 주어지지만, 승점 2로는 역부족이다.
반면 이탈리아는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리며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았다. 1승 1무 1패, 승점 4로 조 2위 자리를 수성했다. 3전 전승을 거둔 스페인(승점 9)이 1위를 차지했고, 1무 2패에 그친 알바니아(승점 1)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후반에만 두 골이 나왔다. 크로아티아가 먼저 기회를 잡았다. 후반 7분 안드레이 크라마리치가 박스 안에서 찬 공이 다비데 프라테시 손에 맞았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모드리치의 슈팅은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에게 완전히 읽히며 막히고 말았다.
모드리치가 1분 만에 속죄의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10분 안테 부디미르의 골문 앞 슈팅이 돈나룸마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모드리치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달려들어 흘러나온 공을 정확히 마무리했다. 그는 38세 289일의 나이로 골망을 가르며 유로 역사상 최고령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마지막 후반 추가시간 8분. 이탈리아가 기적을 썼다. 종료 1분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리카르도 칼라피오리가 아크 부근까지 공을 몰고 전진한 뒤 왼쪽으로 패스했다. 이를 받은 마티아 차카니가 정확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꿰뚫으며 극장골을 터트렸다.
경기는 그렇게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16강으로 향하는 팀은 순식간에 크로아티아에서 이탈리아로 바뀌었다. 이탈리아 선수들은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했고,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경기장 위에 쓰러져 눈물을 흘렸다. 모드리치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얼굴을 감싸 쥐었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무승부긴 해도 찜찜했던 경기.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솔직히 무승부지만 기대 이하다. 내가 봐도 말도 안 되는 경기력이다"라면서 "분명 대회에서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인데 걱정이 된다. 분명히 팀 전체적으로 개선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일단 토너먼트로 진출했지만 그냥 당연한 결과다. 우리는 다음 목표를 노려야 한다"라면서 "문제는 우리가 보여주는 경기력이 기대 이하라는 점이다. 돌려말할 필요는 없다. 이대로면 토너먼트에서는 진짜 위험할 수 밖에 없다"라고 강하게 우려했다.
이탈리아의 다음 경기는 스위스와 16강전. 스팔레티 감독은 '솔직히 나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 그들 스스로가 경기력으로 제대로 증명하면 좋겠다"라면서 "우리 팀은 얼른 밸런스를 찾고 정상 궤도에 올라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mcado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