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버지' 손웅정(62)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피소된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손웅정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소속 A코치, B코치 3명은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3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고소한 아동 C선수 측은 A코치가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바에 따르면 당시 C군과 팀 선수들은 패배했다는 이유로 골대에서 중앙선까지 20초 안에 뛰어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C선수를 포함한 4명이 제시간에 들어오지 못하면서 엎드린 자세로 엉덩이를 맞아야 했다는 것.
손웅정 감독은 욕설 혐의로 피소됐다. C선수 측은 손웅정 감독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 경기나 훈련 도중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욕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외에도 B코치가 숙소에서 아동 선수들의 엉덩이와 종아리를 여러 차례 때리고, 구레나룻을 잡아당기거나 머리 부위를 때렸다는 주장도 진술서에 기록됐다.
C선수의 아버지는 연합뉴스를 통해 고소 이유를 밝혔다. 그는 "내 자식이 맞았다는 데 실망감이 컸고, 아들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생각하면 화가 나고, 이런 사례가 더는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현재 사건은 강원경찰청에 의해 지난 4월 중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두 달 전 사건이 뒤늦게 알려진 상황. SON아카데미 측도 홈페이지를 통해 "안녕하십니까. 손웅정입니다. 저희와 관련된 언론보도에 대한 아카데미 입장을 말씀드린다"라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손웅정 감독은 우선 거친 표현과 코치진의 체벌을 인정했다. 그는 "아카데미 훈련 도중 있었던 저의 거친 표현과 일본 전지훈련 시 한 차례 이뤄진 아카데미 소속 코치의 체벌(선착순 달리기 20초 안에 못 들어오는 사람 한 대 맞기 약속, 엎드려 뻗쳐 상태에서 플라스틱 코너플래그로 허벅지 1회 가격)에 관해 고소가 이뤄져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사과의 뜻도 전했다. 손웅정 감독은 "가장 먼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 또한 이런 논란을 일으키게 된 점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송구스럽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언론에 알려진 내용엔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손웅정 감독은 "나머지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우리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SON아카데미 측은 고소인과 합의를 시도했으나 과도한 요구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손웅정 감독은 "사건 발생 이후 고소인 측에 사과 말씀을 드리고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노력했다. 다만 고소인 측이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하셨고,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현재 저희는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손웅정 감독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서, 생계를 유지하고자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게 아니다"라며 "한 걸 하지 않았다고 할 생각도, 하지 않은 걸 했다고 할 생각도 없다.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C선수 측은 재반박을 내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중심 류재율 변호사는 "마치 본인들은 잘못이 없는데 고소인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는 2차 가해"라며 "이어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연락도 없는 상태에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를 합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피해자 측에서는 분노의 표현으로 감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일 뿐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