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T1은 팀의 전신인 SK텔레콤 K 시절부터 스노우볼 조합에 강점이 있었다. 빠른 템포로 차이를 벌려 상대를 압도하면서 리그를 호령하던 그들은 지난 해 다시 한 번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왕좌에 오르면서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하지만 그들도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국내 무대를 4연속으로 제패하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젠지라는 라이벌의 존재는 그들에게 변화의 필요성을 불러일으킨 기폭제가 됐을지 모른다.
T1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1라운드 광동과 경기에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당초 T1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됐던 것과 달리 풀세트 접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OSEN은 경기 후 T1 ‘톰’ 임재현 코치를 만나 경기 총평과 T1이 새롭게 시도하는 변화의 움직임에 대해 들어봤다.
1, 2세트 스노우볼 조합으로 경기에 임했던 T1은 유리했던 1세트 역전패와 불안하게 출발한 2세트 역전극을 보이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밸류 조합을 꾸린 3세트. 빠른 템포가 아닌 느리지만 단단하고 안정성에 기반을 두면서 상대를 초반에 공략하면서 시즌 첫 연승까지 연결했다.
임재현 코치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선소하는 스노우볼을 굴리는 조합이 아닌 다른 시도를 하면서 느낀 점은 조금씩 천천히 템포를 올리는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 그렇지만 현 메타에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천천히 템포를 올리는 조합도 연습하면서 경기력을 더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며 3세트 밸류 조합을 구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광동전 경기 내용에 대해 묻자 임 코치는 “1세트는 우리가 잘 굴렸다고 생각했지만, 사고가 크게 나면서 흐름이 뒤집혔다. 사고로 인해 상대의 트리스타나와 제리가 힘이 올라왔고, 그로 인해 경기가 어려워졌다. 2세트는 우리가 ‘잘해서 이겼다’라고 보기 보다 상대의 실수로 인해 승패가 갈렸다”고 말했다.
3세트 밸류 조합을 시도한 이유에 대해 임재현 코치는 정규시즌 이후 플레이오프와 글로벌 대회까지 장기적인 관점으로 팀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라고 그 배경을 전했다.
“정규시즌 승패가 중요하지만, 경기력적인 면에서 초점을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팀 전체가 하고 있다. 가깝게 플레이오프 시즌이 되면 대다수의 팀들이 안정적인 조합을 많이 선택하기도 한다. 우리 팀도 그에 발맞춰 시도를 하고 있고, 여기에 차별점을 두면서 우리만의 색깔을 더하려고 하고 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