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체크 스윙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승엽 감독은 26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전날(25일) 경기 9회초 어필 상황에 대해 “(스윙이) 안 돌았지 않습니까. 안 돌았다는 걸 돌았다고 하니…”라며 “1점차 상황에서 볼카운트 1-2가 되느냐 2-1이 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며 아쉬워했다.
상황은 이랬다. 두산이 4-5, 1점차로 턱밑 추격한 9회초 2사 1루. 두산 타자 정수빈이 한화 투수 주현상의 3구째 체인지업에 배트가 나오다 멈췄다. 3루심이 황인권 심판이 헛스윙 판정을 하자 이승엽 감독이 3루 덕아웃에서 나와 강하게 어필했다.
측면에서 본 TV 중계화면 각도상으로 정수빈의 배트는 돌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볼카운트 2-1이 돼야 할 상황이 1-2로 타자에게 불리하게 바뀌었고, 정수빈은 다음 4구째 공을 쳤지만 2루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5-4 한화 승리로 경기 종료.
결과가 이렇게 되면서 두산으로선 이 장면이 더욱 아쉽게 됐다. 비디오 판독 대상도 아니라 한 번 판정이 내려진 이상 번복될 여지도 없었다. 이승엽 감독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이 감독은 “어필해도 바뀔 판정은 아니니까 (어필이)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답답하니까, 이야기를 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타자가 스윙을 하려다 멈추는 ‘체크 스윙’은 1~3루 파울라인을 연장한 가상의 선을 배트 끝이 지나갔다고 판단되면 헛스윙, 아니면 노스윙으로 판정된다. 배트 끝이 돌지 않아도 타자가 치려는 의도가 있을 때 스윙 판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여전히 심판 육안에 의존하고 있지만 워낙 순간적인 상황이라 정확한 판정이 쉽지 않다. 올해부터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가 도입된 KBO는 총 13가지 항목을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었다. 지난 18일부터 야수의 베이스를 막는 행위로 인한 주루 방해 행위 여부도 비디오 판독 대상 플레이로 추가됐다.
체크 스윙 오심이 늘어나면서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현장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야구 규칙상 체크 스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타자의 스윙 의도를 파악하는 게 모호하다는 어려움도 있지만 매번 논란이 나와도 제대로 된 수습 없이 방치만 하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체크 스윙도 비디오 판독에 넣는 게 모두가 편하지 않을까. 심판들도 편하고, 현장도 편하다”며 “다음 실행위원회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건의하면 개선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고 바랐다.
비록 두산은 4-5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지만 0-5로 뒤지던 경기를 8~9회 4득점으로 붙는 뒷심을 보였다. 이 감독은 “뒤에 따라가면서 상대를 괴롭히고 우리가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 우리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간 4득점이 오늘 경기에서 좋은 영향이 나올 거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한편 두산은 이날 한화 선발 문동주를 상대로 정수빈(중견수) 허경민(3루수) 양의지(포수) 김재환(좌익수) 양석환(지명타자) 강승호(1루수) 박준영(유격수) 이유찬(2루수) 조수행(우익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우완 라울 알칸타라. 이 감독은 “연패를 끊어주는 게 에이스로서 역할이다. 지난번에 복귀하고 첫 승을 올려으니 좋은 분위기 속에서 본인도 자신감을 많이 찾았을 것이다. 구위도 수치로 봐도 많이 올라왔으니 그 부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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