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에서는 ‘죽어도’ 가지 않겠다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5·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말을 바꿨다. 7월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 한 달가량 남은 가운데 양키스 이적설이 나오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게게로 주니어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중남미 매체 ‘바이러스 데포르티보’와의 인터뷰에서 “난 선수이고, 프로는 경기장에 나가서 뛰어야 한다. 양키스에 대해 내가 했던 말을 바꾸는 건 아니지만 이건 비즈니스”라며 양키스로 트레이드 되더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레로 주니어는 지난 2022년 11월 “난 뉴욕에서 뛰는 걸 좋아한다. 양키스를 꺾는 게 좋다. 절대 양키스와 계약하지 않을 것이다. 죽어도 양키스에선 안 뛴다”는 깜짝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그 이유에 대해 “가족과 관련된 개인적인 일이다. 이건 내 결정이며 절대 바꾸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선 ‘괴수’로 불린 그의 아버지이자 명예의 전당에 오른 통산 449홈런 거포 블라디미르 게레로가 2003년 시즌 후 FA 때 양키스로부터 외면받은 것을 그 이유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의 발언 이후 양키스 원정 때마다 게레로 주니어는 거센 야유를 받았다. 그러면 게레로 주니어는 격한 세리머니로 양키스 팬들을 자극했다. 홈런을 치고 ‘쉿’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고, 양키스 1루수 앤서니 리조와 설전도 벌였다. 지난해 4월에도 게레로 주니어는 “죽어도 양키스에선 뛰지 않겠다”는 자신의 말을 재확인하며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1년이 조금 더 흘러 상황이 바뀌었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가 되는 게레로 주니어는 아직 토론토와 연장 계약을 맺지 못했다. 2021년 오타니 쇼헤이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48개)에 올랐지만 이후 3년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올 시즌도 79경기 타율 2할8푼8리(306타수 88안타) 10홈런 40타점 OPS .803으로 이름값에 비해 아쉬운 성적이다.
토론토가 연장 계약에 미온적이고, 자연스럽게 트레이드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올 시즌 36승43패(승률 .456)로 AL 동부지구 5위 꼴찌로 추락한 토론토는 와일드카드도 9위로 떨어져 있다. 3위 보스턴 레드삭스에 6.5경기 차이로 뒤져 가을야구가 쉽지 않아 1루수 게레로 주니어, 유격수 보 비셋, 선발투수 기쿠치 유세이 등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레로 주니어의 경우 양키스가 필요로 하는 거포 1루수라는 점에서 연결 고리가 생긴다. 양키스는 주전 1루수 리조가 지난 1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 주루 중 상대 투수와 충돌로 오른팔이 골절되면서 4~6주 재활 진단을 받았다. 리조는 올 시즌 70경기 타율 2할2푼3리(264타수 59안타) 8홈런 28타점 OPS .630에 그치며 2년째 타격 성적이 하락세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양도 지명(DFA) 처리된 J.D. 데이비스를 영입하고, 신인 벤 라이스도 콜업했지만 전반적인 1루 포지션 타격 생산력이 아쉽다. 52승29패(승률 .642)로 AL 동부지구 1위를 질주하며 2009년 이후 15년 만에 대권 적기를 맞이한 양키스가 게레로 주니어 영입으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애런 저지, 후안 소토와 함께 강력한 타선 구축도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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