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순간’ 설운도의 인생곡들이 소개됐다.
27일 방송된 tvN STORY ‘지금, 이 순간’에는 설운도가 출연해 명곡 속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윤종신, 백지영, 김민석은 경기도 양평의 한 전원 주택에 살고 있는 설운도의 집으로 향했다. 설운도는 “이건 돌이 아니고 내 자식들이다”라며 깊은 애정을 보였다. 설운도의 집은 마당부터 거실, 심지어 주방까지 돌로 가득했다. 설운도는 아끼는 돌을 지키기 위해 CCTV를 설치하기도. 집 앞에 온 백지영은 “다 조경을 하셨다. 알아봤는데 몇 천 만원씩 하더라”고 혀를 내둘렀고, 윤종신은 함부로 돌을 만지고 그 위에 앉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결국 폭발한 설운도는 이들의 행동을 제지하면서 직접 조경한 정원과 수석을 소개했다.
2층 작업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들 이승현이 브런치를 들고 왔다. 브런치는 설운도의 딸이 운영하는 근처 카페에서 공수했다고. 이승현은 “음악할 때 아버지는 너무 엄격하다. 내가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지 1년 정도 되는데 아직 1곡도 주지 않으셨다”고 토로했다. 이에 설운도는 “연습이 먼저다. 우린 전투하듯이 살았는데 얘들은 아니다. 그런데 오디션에 나간다고 해서 ‘잘됐다’ 싶었다. 그 이후 많이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설운도가 도착한 추억의 장소는 여의도 KBS였다. 설운도가 “눈물의 현장”이라고 한 이 곳은 1983년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이 진행된 공개홀이었다. 41년 전 6월 설운도는 이곳에서 ‘잃어버린 30년’을 불렀다. 설운도는 ‘신인탄생’에서 5주 연속 1위를 했지만 연속된 실패러 다시 무명 생활을 전전했다. 그렇게 1년이 흐른 가운데 ‘이산가족을 찾습니다’가 방송됐고, 이를 보던 매니저가 ‘아버님께’를 제대로 사용해보자며 가사를 바꿔서 방송국에 갖다주자고 제안했다면서 그렇게 ‘잃어버린 30년’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5시간 만에 ‘잃어버린 30년’을 완성한 설운도. 하루 아침에 전국구 스타가 됐고, 녹음한 지 하루 만에 1년치 행사가 모두 잡혔다. 설운도는 “눈뜨고 나니 스케줄이 막 들어오더라 .스타가 됐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총 맞은 것처럼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이름을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설운도의 두 번째 순간은 ‘부활’이었다.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이라는 설운도는 1984년, ‘잃어버린 30년’ 후 히트곡을 내지 못하고 소속사 대표가 구설수에 휘말리며 지방 행사를 전전했다. 당시 공황장애, 우울증까지 느끼고 생활고를 겪었던 설운도는 쫓기듯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지만 큰 소득 없이 4년이 흘렀다. 그리고 돌아온 한국, 신인가수 오세근이 설운도의 ‘원점’으로 ‘전국노래자랑’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역주행으로 다시 기회를 얻었다.
‘원점’ 덕분에 ‘나침반’, ‘마음이 울적해서’ 등 흥행하지 못한 곡들도 주목을 받았다. ‘작곡가’ 설운도가 주목받기 시작한 순간으로, 연속 히트의 시작이었다. 특히 설운도와 임영웅도 빼놓을 수 없다. 임영웅이 ‘보랏빛 엽서’를 불렀던 것. 설운도는 “내가 레전드로 출연했을 때 이찬원과 임영웅이 부른다고 했는데 작곡가로서 선택해달라고 하더라. 두 사람을 불러 들어보니 이찬원은 트로트과의 노래에 강점이 있고 임영웅은 스탠다드한 노래를 불렀다. ‘보랏빛 엽서’는 꺾는 노래가 아니다. 이찬원은 너무 꺾었고, 임영웅은 담백하고 서정적이더라. 그래서 임찬원이 ‘잃어버린 30년’, 임영웅이 ‘보랏빛 엽서’를 불렀다. ‘보랏빛 엽서’가 23년 전 작곡한 노래인데 한순간에 다시 역주행해서 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꼭 곡을 주고 싶었는데 하필 예능에서 우승은 영탁이 해서 임영웅에게 양보를 하자고 제안을 했다. 영탁이 기꺼이 양보해서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가 임영웅에게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설운도는 “임영웅이 ‘왜 이리 눈물이 날까’라는 대목이 너무 좋다고 하더라. 노래를 깊이 이해했다는 뜻이다”고 칭찬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