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4번타자 노시환(24)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보는 앞에서 홈런에 싹쓸이 2루타로 두 타석 만에 5타점을 쓸어담았다. 2경기 연속 홈런으로 감을 잡았다.
노시환은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 시즌 18호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5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한화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시작부터 노시환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번타자 황영묵의 선두타자 초구 홈런으로 기선 제압한 한화는 장진혁의 볼넷과 2루 도루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노시환이 홈런을 쏘아 올렸다. 두산 우완 선발 최준호의 3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136km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거리 130m, 시즌 18호 홈런. 전날(26일) 두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다.
2회에도 노시환의 결정타가 나왔다. 이도윤의 안타, 최재훈의 몸에 맞는 볼, 장진혁의 볼넷, 요나단 페라자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 노시환이 싹쓸었다. 최준호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큼지막한 2루타로 누상의 주자 3명을 다 홈으로 불러들였다. 싹쓸이 3타점 2루타.
7-0으로 스코어를 벌린 쐐기타였다. 두 타석 만에 5타점을 쓸어담으며 초반부터 경기 분위기를 한화 쪽으로 가져왔다. 시즌 60타점 돌파. 노시환의 활약에 힘입어 한화도 8-3으로 승리, 두산에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며 7위 자리를 유지했다.
경기 후 노시환은 "앞에 타자들이 잘 출루해서 득점권 상황을 많이 만들어준 덕분에 5타점을 할 수 있었다. 위닝시리즈를 갖고 한 주를 기분 좋게 시작했는데 주말에 부산 가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4경기 연속 무홈런으로 침묵하다 26~27일 두산전에서 연이틀 홈런을 가동한 노시환은 "시즌을 시작하고 나서 계속 좋지 않았다. 지금도 감이 왔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타석에서 생각을 비우려고 있다. 요즘 생각이 너무 많은데 최대한 (히팅 포인트) 앞에서 치자는 것 하나만 생각하고 들어간다. 그게 오늘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78경기 타율 2할7푼(315타수 85안타) 18홈런 60타점 OPS .822로 지난해(타율 .298 31홈런 101타점 OPS .929)에 비할 수준은 아니지만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기복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33홈런 110타점 페이스. 하지만 지난해 홈런왕으로 리그 최정상급 타자 반열에 오른 노시환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다 보니 주변에서나 팬들, 본인 스스로도 만족할 수 없는 시즌이다.
노시환은 "홈런은 하나씩 하나씩 나왔지만 타구 질이 아쉽고, 삼진도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공을 끝까지 확인하며 치게 되고, 히팅 포인트가 점점 뒤로 가다 보니 타이밍도 늦어졌다. 안 좋은 악순환이 계속됐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생각을 비우고 최근에는 그냥 생각 없이 앞에서만 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올해 팀의 78경기 모두 선발 출장 중인 노시환은 지명타자 1경기를 빼고 77경기를 선발 3루수로 나섰다. 리그 최다 675이닝을 소화 중인 노시화는 "전 경기에 나가는 게 목표다. 수비 이닝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제일 많이 나가고 싶다. 아직 젊기도 하고,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체력적으로도 괜찮지만 중간에 빠지기 싫은 것도 있다. 내가 중간에 빠지게 되면 스스로도 그렇고 팀적으로도 경기 분위기에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 계속 뛰고 싶다"면서 "안 좋은 와중에도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팀의 4번타자로서 한 경기, 한 경기 책임감을 갖고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