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를 향해 간다.
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20)이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향해 힘찬 스윙을 했다. 지난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시즌 21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데뷔 첫 20홈런 고지를 밟은 뒤 다시 30홈런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1-11로 크게 뒤진 7회초 2사후 타석에 들어서 롯데 이민석의 149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비거리 110m짜리 홈런이었다. 지난 23일 광주 한화전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130m짜리 중월홈런을 터트려 '20홈런-20도루'를 작성한 이후 3경기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김도영은 최연소 2위 '20-20'을 달성한 뒤 인터뷰에서 30홈런-30도루를 크게 의식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보였다. "(30-30은) 하다보면 나온다. 하루하루 팀이 이기는데만 보탬이 되겠다. 이제는 다 잊겠다. 30-30을 큰 기록이라 생각 안하고 앞으로 계속 해나갈 것이다. 다치고 않고 풀타임 뛰겠다. 3할 타율이 더 욕심이 난다"고 밝혔다.
홈런을 의식하다보면 타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이범호 감독도 "도영이는 홈런을 의식하지 않는 타자이다. 그저 정확하게 때려는 의식이 강하다. 그러다보면 홈런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도영도 3할 타율과 부상없이 풀타임을 보낸다면 30홈런 기록을 따라올 것으로 보는 것이다.
30홈런-30도루까지는 9홈런-7도루를 남겼다. 앞으로 65경기가 남아 있어 달성이 가능하다. 빠른 스윙스피드에 볼배합 수읽기와 변화구 대처 능력까지 쌓이면서 점점 넘사벽의 타자로 진화하고 있다. 3번타자라는 위치도 잇점이다. 타점 선두를 달리는 4번타자 최형우와 5번타자 나성범이 뒤에 버티고 있어 상대가 김도영과 승부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출루하면 도루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골치아픈 존재이다.
올해 30홈런-30도루를 성공한다면 최연소 기록이다. 역대 최연소 기록 보유자는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의 대졸신인으로 입단해 22살 11개월 27일에 대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김도영은 오는 10월2일에야 만 21세가 된다. 7경기 마다 하나씩 쏘아올린다면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달성한다면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역사를 향해 한걸음을 대딛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