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가 1대1 대형 트레이드 이후 첫 만남을 갖는다. 유니폼을 맞교환한 절친 오재일(KT)과 박병호(삼성)가 나란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KT는 지난달 28일 삼성에 박병호를 내주고, 반대급부로 오재일을 받아오는 대형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KT에서 거듭된 부진과 함께 설 자리를 잃은 박병호가 구단에 돌연 이적을 요청하면서 KT 구단이 트레이드를 추진했고, 박병호 카드에 매력을 느낀 삼성이 오재일 카드를 제시하면서 38살 베테랑 선수들 간의 빅딜이 성사됐다.
트레이드 이후 어느덧 한 달의 시간이 흐른 상황. 공교롭게도 두 선수의 성적이 너무 흡사하다. 박병호는 26경기 타율 2할5리(78타수 16안타) 5홈런 14타점 OPS .777, 오재일은 26경기 타율 2할2푼7리(66타수 15안타) 3홈런 9타점 OPS .742를 기록 중이다.
초반 임팩트는 박병호가 강렬했다. 이적 첫 경기부터 홈런을 신고하더니 6월 중순까지 무려 홈런 5개를 몰아치며 단숨에 푸른 피의 거포로 변신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한미 통산 400홈런 금자탑까지 세웠다.
반면 오재일은 6월 중순까지 새 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14경기 타율 1할2푼8리 2홈런 4타점으로 부진했다.
최근 흐름은 정반대다. 6월 14일부터 전날까지 오재일이 12경기 타율 3할7푼 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른 반면 박병호는 12경기 타율 7푼1리 2타점으로 페이스가 가라앉았다. 2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한 오재일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3할8푼5리에 달한다.
KT는 이날 멜 로하스 주니어(좌익수)-강백호(포수)-배정대(중견수)-오재일(지명타자)-문상철(1루수)-황재균(3루수)-김상수(유격수)-오윤석(2루수)-정준영(우익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조이현.
이에 삼성은 김지찬(중견수)-이재현(유격수)-구자욱(좌익수)-데이비드 맥키넌(지명타자)-김영웅(3루수)-윤정빈(우익수)-박병호(1루수)-이병헌(포수)-김동진(2루수) 순으로 맞선다. 선발투수는 데니 레예스.
오재일과 박병호의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경기에 앞서 만난 삼성 박진만 감독은 “평소와 달리 오늘은 입구부터 사진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더라”라며 “박병호 정도 베테랑이면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 미국 경험도 많은 선수다. 임팩트가 컸던 초반에 비해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은데 친정에 왔으니 눈빛이 달라질 것”이라고 박병호의 반등을 기원했다.
오재일은 전날 인천 SSG전을 마치고 “내일(28일) 친정팀을 상대하지만, 크게 다른 생각은 안 하고 있다. 모두 똑같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는 만큼 하던 대로, 그리고 똑같은 마음으로 시리즈에 임할 예정”이라고 덤덤한 각오를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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