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마지막 날까지 더블헤더가 열린다. 하루에만 무려 9경기가 예정된 가운데 프로야구 순위표가 얼마나 요동칠지 주목된다.
KBO리그는 30일 총 9경기가 치러진다. 전날(29일) 광주 키움-KIA전, 창원 LG-NC전, 사직 한화-롯데전이 전국적인 장맛비로 우천 취소된 가운데 수원 삼성-KT전도 4회 우천 노게임이 선언돼 4경기가 더블헤더로 편성됐다.
오후 2시에 더블헤더 1차전이 시작된다. 2차전은 구장 정비 및 관람객 퇴장 및 입장을 위해 1차전 종료 후 40분 뒤에 열린다. 유일하게 더블헤더 없이 오후 5시 개시 예정인 잠실 SSG-두산전까지 30일 하루에만 총 9경기가 개최된다.
시즌 반환점을 돌면서 각 팀마다 부상자 발생과 주축 선수들의 체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블헤더시 팀당 2명씩 특별 엔트리가 추가되긴 하지만 가뜩이나 선수층이 얕은 KBO리그라 현장에선 가급적 더블헤더를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KBO는 지난해 역대 최다 72번의 우천 취소로 시즌 막판 일정 편성에 애를 먹었다. 포스트시즌이 11월13일에야 종료됐고, 한국시리즈를 뛴 LG와 KT 소속 선수 4명이 일정상 문제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올해도 시즌 종료 후 11월13일부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가 개최된다. 지난해처럼 일정이 너무 늦어지면 곤란하기 때문에 KBO는 올해 금요일·토요일 경기가 우천 취소될 경우 다음날인 토요일·일요일에 더블헤더를 편성키로 했다.
무더위로 인해 낮 경기 진행이 어려운 7~8월 혹서기를 제외하고 4월부터 더블헤더를 시행했다. 지난 4월21일 잠실 두산-키움전, 문학 LG-SSG전, 사직 KT-롯데전, 5월12일 잠실 KT-두산전, 광주 SSG-KIA전, 6월9일 사직 SSG-롯데전, 6월23일 잠실 KT-LG전, 대구 두산-삼성전, 광주 한화-KIA전 등 모두 9차례 더블헤더가 진행됐다.
현장에선 더블헤더에 1승1패만 주고받아도 좋다는 인식이 크다. 크게 무리하지 않고 1승1패 전략을 추구한다. 올해 9번의 더블헤더도 1승1패가 5번으로 가장 많았다. 1승1무(1패1무)가 2번 있었고, 한 팀이 2승(2패)을 독식한 것도 2번 있었다. 올 시즌 역대급 순위 싸움이 이어지고 있어 30일 더블헤더를 독식 팀들이 나오면 순위표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올해 KBO리그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레이스가 벌어지고 있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시즌이다. 1~4위가 3경기 차이로 다닥다닥 붙어있고, 5위부터 10위까지도 6경기 차이로 박빙이다. 더블헤더로 연승, 연패 팀이 나오면 절반 이상 팀의 순위가 하루에 확 바뀔 수 있다.
30일에도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낮까지 장맛비가 예보돼 있어 더블헤더 1차전 개시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각 팀들의 머릿속 계산이 더욱 복잡해졌다. 한화는 류현진이 선발등판 차례에 라이언 와이스를 1차전 선발로 예고하며 여러 경우의 수를 열어놓고 있다. 29일 경기가 4회 우천 노게임돼 선발투수를 소모한 삼성과 KT는 대체 선발 또는 불펜 데이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