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도 박현경 편, 2주연속 연장 우승…시즌 3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4.06.30 16: 48

 박현경(24, 한국토지신탁)이 2주 연속 연장전에서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숲 속의 소나무신도 두 번씩이나 박현경 진기록의 지지자가 돼 주었다.
박현경은 30일 막을 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 with SBS Golf’(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에서 최예림과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박현경의 정규 라운드 성적은 13언더파 203타(67-67-69)였다. 반면 연장전 동반자 최예림은 69-67-67타였다. 최종라운드 성적은 최예림이 앞서 있다. 이런 경우 뒷심이 센 선수에게 우승컵이 돌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박현경에겐 숲 속 숨은 요정의 지원이 있었다.
강원도 용평의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6,435야드)은 18번홀이 파5로 구성돼 있다.
박현경이 18번홀 티잉구역에 섰다. 박현경의 16번홀 버디로 박현경과 최예림은 13언더파, 동타가 돼 있었다.
박현경의 드라이버가 힘차게 돌았다. 그런데 표정이 좀 이상했다. 공이 오른쪽으로 밀리더니 숲속을 향하는 궤적이 보였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위기가 찾아온 셈이다.
중계 카메라가 공의 위치를 찾지 못하는 사이 박현경은 드라이버에 커버를 씌우고 있었다. 프로비저널 볼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있다는 얘기다.
뒤늦게 공의 위치가 확인됐다. 숲으로 향하던 공이 키 큰 소나무를 맞고 도로 안으로 들어왔다. 그것도 카트길 안쪽 짧은 러프지역이었다. 세컨드 샷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행운이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었다.
정규라운드 18번홀에서 박현경이 버디 사냥에 실패해 최예림과의 연장전이 펼쳐졌다.
최예림.
다시 18번홀에서 최예림이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박현경의 차례가 왔다.
드라이버가 힘차게 돌았지만 역시 샷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반응이 싸늘했다. 이 번에도 공의 궤적이 숲을 향하고 있었다.
앞서의 경험이 있었던 탓일까? 카메라가 즉각 카트길 안쪽 러프 지역을 훑었다. 거짓말같이 공이 또 비슷한 자리에 들어와 있었다.
두 번이나 반복된 행운 앞에 배겨낼 재간이 경쟁자에게 있을까? 세 번의 샷만에 그린에 오른 박현경은 5.2미터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자가 됐다.
2주 연속 연장 우승으로 시즌 3승, 통산 7승째 기쁨을 누리는 박현경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박현경은 “2주연속 우승은 상상도 못했다. 상반기 3승이라는 너무 좋은 선물을 받아 감사한다. 18번홀에서는 카트도로 쪽으로 티샷 공략을 했는데, 행운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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