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원망했지만..“父 몫까지 사과할게” 母의 진심에 눈물 (‘여행갈래’)[Oh!쎈 종합]
OSEN 박하영 기자
발행 2024.06.30 23: 50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이효리가 엄마와 극적으로 화해한 가운데 엄마에 무심했던 지난 날들에 후회했다.
30일 방송된 JTBC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에서는 이효리 모녀의 마지막 여행기가 공개됐다.
이날 아침부터 갈등을 빚었던 두 사람. 이효리는 “나는 약간 내 마음을 오늘 알았어. 이번에 알았다. 내 마음 안에 있는 상처가 뭐였는지. 정확하게 알았다. 나는 아빠 때문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엄마 때문이다”라며 “나는 엄마가 나를 데리고 어디로 가줬으면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엄마는 “근데 내가 그때는 능력이 없었다. 4명을 데리고 벌어 먹이고 키우고 할 수 있냐. 아빠 도움 없이?”라고 반문했고, 이효리는 “분명히 내가 힘들 거라는 거 알았지?”라고 물었다. 엄마는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했지만 이효리는 “그 점이 싫었다고. 그 점이 나를 지금까지도 슬프게 하는 점이라는 거다”라고 원망을 드러냈다. 결국 엄마는 “아 나 집에 가고 싶다. 그만해 이제”라고 대화를 중단시켰다. 이에 이효리는 “내 얘기를 들어보고 싶다면서”라며 “엄마는 나를 보호하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나한테 상처를 절대 줄 수 없다”라고 서운함을 표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이효리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왜 저렇게 힘이 없고 나약하지. 너무 싫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어린시절 환경을 좀 더 개선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원망이 있었던 것 같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후 두 사람은 준비를 마치고 산 속의 한 카페로 향했다. 해당 카페에서 모녀는 사장님과 속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고, 엄마는 “딸이 엄마와 아빠에 대해 이것도 묻고, 저것도 물었다”라고 웃었다. 이효리는 “(제대로) 듣지는 못했지만, 들어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엄마는 “차 향을 맡고 어떤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냐”는 사장님 물음에 과거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를 듣고 있던 이효리는 “엄마가 말을 많이 하네. 나한테보다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도 인터뷰를 통해 “내 기분이 어땠는지. 내가 얼마나 힘든지. 내 삶이 어땠고 그 일이 나한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엄마가 들어주기를 바랐다”리며 “내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엄마도 엄마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원했던 거다”라며 깨달은 바를 전했다.
또 이효리는 엄마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엄마의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으면서 엄마는 귀엽고 순수한 사람, 호기심 많고 경험해보고 싶은 거 많고 그랬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동시대에 태어났으면 나랑 비슷했을 거 같다. 장난 많고 호기심 많고 도전하는 거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거 좋아하고. 소박한 거 좋아하고”라고 상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힘이 없고 나약한 게 아니라 엄마가 살았던 시대가 그랬던 것 같다”라며 “엄마가 날 안 구출해준 게 아니라 구출할 수 없었겠구나. 이런 마음이 드니까 좀 풀어진 것 같다. 안한 게 아니라 못한 거구나”라며 엄마를 이해했다. 반면, 엄마는 “그때는 왜 이렇게 남편이 무섭고 하늘같았는지 옛날에는 다 그랬다. 지금같은 안 그러고 산다. 지금 같은 배짱이고 이렇게 머리가 깨어 있었다면 그때는 내가 무슨 수를 쓰던 안 지고 살았다. 지금만 같으면”이라고 자신을 돌이켜 봤다.
이후 이효리 모녀는 찜질방 데이트를 즐겼다. 이때 엄마는 “사랑을 못 줘서 미안하다 효리야. 앞으로 사랑 많이 줄게. 남은 시간 충분히 사랑 많이 줄게 기대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이라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큰 사랑을 약속했다. 그렇게 갈등을 푼 두 사람. 이효리는 앞으로 종종 만나자며 제안했다.
이효리는 제주도에서 직접 말려 온 고사리와 해감해 둔 바지락으로 자신의 최애 메뉴인 고사리 파스타를 만들어 엄마에게 선보였다. 요리하는 모습이 낯선 듯 지켜보던 엄마는 “여성스러워 보이네. 그런 모습 처음이다. 네가 이런 것도 할 줄 알다니.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딸로 알았는데”라고 눈을 떼지 못했다.
엄마는 인터뷰에서 “뚝딱뚝딱 잘 만들더라. 쉽게. 난 파스타 할 줄도 모르는데. 대단하더라. 아기로만 봤더니 아직도 물가에 내놓은 아기 같아 보인다. 부모 마음은 누가 다 그렇잖나. 파스타도 잘 끓이는 걸 보니 ‘충분히 해 먹고 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당에서 파스타 먹어봤는데 효리가 해준 게 더 맛있더라. 담백하고”라고 칭찬했다.
파스타를 맛있게 먹은 엄마는 이후 큰딸, 남편과 전화하며 “효리가 제주도에서 고사리 꺾어와 파스타 해줘서 맛있게 먹었다. 자기가 저녁 해서 엄마를 차려줬다. 딸이 해주는 거 받아 먹으니 너무 좋다. 편안하고. 엄마로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여행 중에 최고”라며 동네방네 자랑했다.
설거지하며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 이효리는 홀로 눈물을 삼켰다. 그는 “내가 엄마랑 30년 떨어져 있어서 엄마에게 못해준 거에 후회스럽다고 생각했다. 별로 후회하는 성격이 아닌데. 너무나 좋아하시는 걸 보고서 진짜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나 왜 이렇게 못됐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한편, 이효리는 마지막 밤을 보내며 엄마를 위해 한 달 동안 그린 그림을 선물해 감동을 자아냈다. 딸의 실력에 놀란 엄마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고, 이후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잠을 청했다. 그러다 엄마는 “이리 와 한 번 안고 자자”라고 했지만 이효리를 쑥스러운 거절했다.
엄마는 섭섭해하면서도 “빨리 잊어버려야 한다. 포기해야 한다”고 했고, 이효리는 엄마를 끌어 안았다. 이에 엄마는 “엄마가 못 배우고 지식이 많았으면 너하고 좀 더 강도 높은 대화가 나눠졌고, 아름다운 대화가 나눠졌을 텐데”라며 “통틀어서 엄마, 아빠가 미안하다. 엄마가 아빠 몫까지 사과하겠다.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다. 너 아니었으면 엄마는 아무런 의미 없었다. 이 세상 사는 재미가”라고 진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딸을 위해 낮에 연습했던 노래를 자장가로 불러줘 뭉클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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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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