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장고 끝에 시라카와 케이쇼(23)가 아닌 로에니스 엘리아스(36)와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SSG는 2일 "부상 대체 외국인선수 시라카와 케이쇼와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SSG는 기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6주간의 재활기간 및 2번의 퓨처스 경기 등판을 통해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했고, 좌완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경험 등 후반기 선발진 강화에 좀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SSG는 창원 원정 경기에 동행 중인 시라카와 케이쇼에게 계약 종료 의사를 전달했고, 금일 선수단은 그 동안 활약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시라카와 케이쇼에게 특별한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다.
엘리아스는 올해로 KBO리그 2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좌완 외국인투수다. 지난 시즌 에니 로메로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SSG에 입단한 엘리아스는 22경기(131⅓이닝) 8승 6패 평균자책점 3.70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시즌 종료 후에는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원)에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 시즌 7경기(40이닝) 2승 3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다소 고전한 엘리아스는 지난달 12일 KIA 등판 이후 좌측 내복사근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회복에 6주 가량이 소요된다는 진단에 SSG는 엘리아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투수를 물색했고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던 시라카 케이쇼와 6주 총액 180만엔(약 1546만원)에 계약했다.
팀 합류와 함께 곧바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 시라카와는 올 시즌 5경기(23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좋아보이는 성적은 아니지만 지난 7일 롯데전에서 1⅓이닝 7피안타 3볼넷 1탈삼진 8실점(7자책) 패전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4경기(21⅔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2.49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직 만 23세로 어린 투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도 남아있다.
시라카와가 가능성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엘리아스의 복귀 시점이 다가오자 SSG는 고민에 빠졌다. 엘리아스와 시라카와 두 투수 모두와 함께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 그런데 두 투수의 장단점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시라카와는 강렬한 구위와 어린 나이가 장점이었다. 이제 만 23세로 단순히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을 본다면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할만 했다. 일본 독립리그 출신으로 KBO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학 싶다는 동기부여도 강했다. 다만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일본에서 뛰고 싶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SSG와 계속 함께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시라카와가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10월 이전에 KBO리그 구단과의 계약을 정리하고 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반대로 엘리아스는 올해 만 36세가 되는 베테랑 좌완투수다. 지금 당장의 기량만 본다면 엘리아스가 더 안정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기대하기 힘들다. 부상 전에 확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더구나 브랜든 와델이 부상당한 두산이 부상 대체 외국인투수 후보로 시라카와와 엘리아스를 올려두고 있는 상황이라 SSG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장고를 하던 SSG는 결국 엘리아스와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정이다. SSG는 올 시즌 41승 1무 40패 승률 .506을 기록하며 리그 5위를 달리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에 올라있지만 6위 NC(38승 2무 41패 승률 .481, 2게임차), 7위 롯데(35승 3무 40패 승률 .467, 3게임차), 8위 한화(35승 2무 42패 승률 .455, 4게임차) 등 하위권 팀의 추격이 거세다. SSG 입장에서는 미래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의 1승 1승이 소중하다.
자유의 몸이 된 시라카와는 두산과 계약 협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키움에서 5년 동안 활약했던 에릭 요키시와도 입단 테스트를 진행하며 여러 대안을 마련해뒀지만 당장 올 시즌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시라카와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
SSG 이숭용 감독은 지난달 30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다른 팀에 가더라도 잘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다른 팀에 가서 또 다른 팀을 잡아주면 좋지 않겠나. 우리와 함께 했던 팀 메이트니까 부상 당하지 말고 끝까지 잘하기를 바란다. 우리랑만 안붙었으면 좋겠다"라며 팀을 떠나게 될 선수를 응원했다. 시라카와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