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카와일까. 아니면 요키시일까. 브랜든 와델의 대체자를 두고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은 물론 이승엽 감독도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7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단기 대체 외국인투수를 향한 고민을 전했다.
두산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은 지난달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두 차례의 병원 검진을 통해 왼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 소견을 받았고, 3주 후 재검진 일정이 잡혔다. 3주 이후가 복귀가 아닌 재검진이 결정되면서 두산은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올해부터 도입한 단기 외국인투수 영입 제도로 시선을 돌렸다.
KBO는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장기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대체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끔 제도를 손봤다. 소속 외국인선수가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할 경우 기존과 같이 계약해지 후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등록하거나 해당 선수를 재활 선수명단에 등재하고, 선수가 복귀할 때까지 교체 횟수를 사용하지 않고 대체 외국인선수와 계약해 경기에 출장할 수 있다.
두산은 해외 독립구단, 마이너리그 투수들을 포함한 브랜든 영입 후보군 추리기에 나섰다. 그런데 때마침 가장 리스크가 적은 후보 2명이 시장에 나왔다.
한 명은 SSG의 단기 외국인투수로 활약했던 일본 독립리그 에이스 출신 시라카와 케이쇼. SSG는 기존 외인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부상을 당해 시라카와와 6주 단기 계약했는데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SSG가 이날 오후 시라카와와의 계약 종료를 발표하면서 두산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추가됐다.
2일 만난 두산 이승엽 감독은 “시라카와는 비자가 필요 없다. 실전 감각 측면에서 문제가 없고, 한국프로야구에서 한 달 넘게 뛰었기 때문에 적응도 이미 된 상태다”라며 “다만 우리에게 우선권이 있는 건 아니다. 일주일 웨이버 기간 동안 혹시 다른 팀이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일주일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바라봤다.
다른 한 명은 과거 키움 히어로즈에서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에릭 요키시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요키시는 지난 주말 국내로 들어와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1차 입단테스트를 실시했다. 시차 적응 및 장시간 비행 이슈에도 최고 구속 143km를 마크했다.
요키시는 지난 2019년 키움 유니폼을 입고 2023년까지 5시즌 통산 130경기 56승 36패 평균자책점 2.85를 남긴 KBO리그의 특급 좌완 외국인투수였다. 첫해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10승(13승-12승-16승-10승)을 거뒀고, 2020년부터 3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2.14-2.93-2.57)을 기록하며 리그를 평정했다. 요키시는 2023시즌 도중 부상을 당하며 한국에서 커리어를 더 이상 이어가지 못했다.
이 감독은 “요키시 첫 테스트가 나쁘지 않았다고 보고받았다. 문제는 실전 감각인데 작년 6월 키움을 떠난 뒤 혼자 센터에서 운동을 했다고 하더라. 계속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오는 3일 예정된 요키시의 2차 입단테스트를 보고 단기 외국인투수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오는 3일 비 예보가 있어 테스트가 4일로 미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시라카와와 요키시 2파전으로 대체 영입 후보군이 좁혀진 가운데 두산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 감독은 “시라카와가 나왔다고 기사를 통해 확인했는데 (둘 중) 누가 좋을까요”라고 웃으며 “6주 단기 선수라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좋은 판단을 내렸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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