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즈의 재활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진작 알았다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찰리 반즈(29)는 지난 5월 26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을 끝으로 1군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부상에 따른 회복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즈는 5월 26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4피안타 2볼넷 1실점을 남기고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자진 강판했다. 당시 롯데 구단은 “반즈가 왼쪽 허벅지에 불편함을 느꼈다”라고 전했는데 불운하게도 병원 검진 결과 허벅지 내전근이 미세 손상됐다.
롯데는 병원 검진 및 주치의 소견을 종합해 약 2~3주를 반즈의 회복 기간으로 잡았다. 늦어도 6월 말에는 반즈가 1군 마운드에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그러나 5주가 넘게 흐른 현재 반즈는 여전히 2군에 있다. 지난달 28일 퓨처스리그 KT 위즈전에서 첫 실전 등판을 갖고 2이닝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게 전부다. 재활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며 전반기 복귀가 불발됐고, 후반기 첫 경기도 등판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지난 2일 잠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후반기 첫 경기는 반즈에게 부담이 될 거 같다.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경기 복귀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계획대로라면 반즈의 복귀전은 오는 10일 또는 11일 인천 SSG 랜더스전이 유력하다.
반즈의 6주 이상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롯데는 왜 단기 외국인투수 제도를 이용하지 않았냐는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물론 롯데는 반즈 없이도 6월 승률 1위(14승 1무 9패)를 해냈지만, 여전히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SSG와의 승차는 3경기다. 롯데는 반즈의 공백을 메우느라 대체 선발을 가동하고 불펜데이를 진행하며 안 그래도 허약한 불펜으로 버티고 또 버텨왔다.
KBO는 올 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장기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대체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끔 제도를 손봤다. 소속 외국인선수가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당할 경우 기존과 같이 계약해지 후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등록하거나 해당 선수를 재활 선수명단에 등재하고, 선수가 복귀할 때까지 교체 횟수를 사용하지 않고 대체 외국인선수와 계약해 경기에 출장할 수 있다.
이미 복수 구단이 단기 외국인투수 제도의 수혜를 봤다. 가장 먼저 SSG가 엘리아스 로에니스의 임시 대체자로 일본 독립리그 에이스 출신 시라카와 케이쇼를 영입해 공백을 훌륭히 메웠고, KIA는 윌 크로우 대신 캠 알드레드, 한화는 리카르도 산체스 대신 라이언 와이스를 영입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알드레드는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60, 와이스는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두산도 브랜든 와델이 어깨 부상을 당해 단기 외국인투수를 알아보는 중이다.
그렇다면 왜 롯데는 반즈가 다쳤을 때 단기 외국인선수 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을까. 2일 만난 롯데 김태형 감독은 “우리가 준비를 못한 것이다.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계속 길어지고 길어졌다”라며 “부상 이후 2주 뒤에 전반적인 스케줄이 나왔는데 그 때 대체 외국인선수를 찾기엔 늦었다”라고 털어놨다.
어쨌든 이미 시간은 흘렀고, 롯데는 반즈 없이도 6월 월간 승률 1위를 비롯해 최근 5연승을 질주하며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단기 외국인투수 없이 버티고 버틴 결과 반즈의 복귀가 가까워졌다. 롯데는 일주일 뒤 돌아오는 반즈가 후반기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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