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김도영도 예외는 없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선수단을 향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김도영은 지난 2일 대구 삼성전에서 어이없는 실책을 범했다.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은 3회말 1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을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누상에 있던 구자욱과 강민호는 이중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김태군은 선행 주자 구자욱을 잡기 위해 재빨리 3루로 던졌다.
구자욱을 협살로 잡아내면 이닝이 끝나는데 3루수 김도영은 갑자기 1루로 송구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놀란 1루수 서건창은 공을 놓쳤고 3루 도루에 성공한 구자욱은 홈까지 노렸다. 또다시 협살에 걸린 구자욱은 선발 네일과 충돌했고 심판은 주루 방해를 선언했다. 구자욱은 득점 성공.
0-4로 뒤진 4회초 공격 때 선두 타자로 나선 김도영은 삼성 선발 코너 시볼드의 2구째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시즌 22호 홈런. 1회 우중간 안타에 이어 4회 좌중월 1점 홈런을 터뜨린 김도영은 4회말 수비를 앞두고 변우혁과 교체됐다.
구단 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본헤드 플레이에 대한 문책성 교체의 성격이 짙었다. KIA는 연장 10회 혈투 끝에 삼성을 9-5로 꺾고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8회초 나성범의 따라가는 2점 홈런이 나오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고, 9회초 소크라테스의 동점 적시타가 나오면서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맞은 10회초 찬스에서 최원준의 결승 적시타와 한준수의 결정적인 홈런이 이어지면서 신승을 거뒀다”고 말했다.
또 “선발 네일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불펜진의 호투가 있었기에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장현식을 시작으로 마무리 전상현까지 모든 불펜 투수들이 다들 제 몫을 해줬다. 오늘과 같은 경기력을 유지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한 주간 모든 선수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오늘 승리로 다시금 분위기 반전을 기대한다. 끝까지 집중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마지막까지 응원을 해주신팬 분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도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내야수 김도영은 입단 당시 ‘제2의 이종범’이라고 불릴 만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올 시즌 커리어 하이 시즌을 써가고 있다. 4월 프로야구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하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3~4월 월간 MVP로 선정됐다.
김도영은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0-20 클럽에 가입하며 데뷔 첫 30홈런-30도루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KIA를 넘어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주역으로 성장 중인 김도영이라도 본헤드 플레이엔 가차 없이 교체된다.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있다. 이범호 감독이 김도영을 교체한 이유도 같은 맥락 아닐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