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는 망설이고 있지만, 팬들의 마음은 분명하다. 토트넘 팬들은 '캡틴' 손흥민(32)과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3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을 1시즌 더 연장하는 옵션을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 주장 손흥민이 지난 2021년 다니엘 레비 회장과 맺은 4년 계약은 공식적으로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을 꼭 붙잡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매체는 "지난해 여름 해리 케인이 떠나고 무명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도착했다. 손흥민은 북런던에 머물면서 충성심을 과시했고, 주장직을 맡았다"라며 "손흥민의 인기를 고려할 때 토트넘이 주장을 공짜로 잃으면 엄청난 분노가 터져나올 것이다. 손흥민의 계약 연장은 당연히 예상되는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의 가치는 실력과 충성심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스퍼스 웹은 "손흥민은 나이가 들면서 매주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더라도 그의 타고난 태도와 직업 윤리는 손흥민을 여전히 팀에서 가질 수 있는 훌륭한 선수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여름 토트넘 팬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캡틴' 손흥민의 재계약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매일 그의 계약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2025년 6월이면 계약이 만료된다. 자연스레 지난 시즌부터 재계약 관련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일 때도 토트넘이 손흥민의 미래를 확보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다.
당초 토트넘과 장기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다.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새로운 계약에 낙관적이며 이미 협상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시즌을 마친 뒤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리그 17골 10도움을 기록한 만큼 아무도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는 비유럽 국적 선수 최초로 토트넘 주장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팀 내 최다 득점과 최다 도움을 올리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토트넘에서 '공격 축구'를 이식 중인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리빌딩을 예고하면서 손흥민은 핵심 선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니 분위기가 달라졌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꺼리는 모양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토트넘은 재계약 대신 손흥민의 계약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려 하고 있다. 우선 1년 더 붙잡아 둔 뒤 천천히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사실상 1년을 더 지켜본 뒤 선택을 내리겠다는 이야기. 예상치 못한 소식에 반응이 뜨거웠다. 토트넘이 냉철한 판단을 내렸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팬들 사이에선 손흥민과 언제 결별할지 모른다는 불안함도 커졌다.
이제는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서를 건네는 대신 1년만 연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손흥민이 어느덧 만 32세를 앞둔 만큼 그의 미래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무리 손흥민이라도 30대 중반에 접어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도 사실. '풋볼 인사이더' 역시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에 합의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은 그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연장으로 그를 2026년까지 묶어둘 수 있게 된다. 그에 따라 토트넘은 앞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으로서는 일단 1년을 미루게 되면 재계약 협상을 펼치더라도 손흥민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손흥민은 만 33세가 되기 때문. 그가 다시 한번 최전성기급 활약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토트넘이 주도권을 쥐기 쉽다.
아예 손흥민 현금화를 계획하고 있다는 예측도 커지고 있다. 토트넘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던 앨런 허튼은 손흥민의 계약이 끝나도록 두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하며 향후 손흥민을 판매할 때 그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허튼은 "토트넘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계약에서 그 조항(1년 연장 옵션)을 넣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가서 그 옵션을 발동할 것이다. 일어나고 있다. 100%"라며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다. (옵션을 발동하면) 두 시즌을 얻게 된다. 만약 누군가 그를 영입하려 한다면 토트넘은 그의 가치에 맞다고 느끼는 이적료를 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에버튼 CEO였던 키스 위니스는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행을 점쳤다. 그는 "손흥민에겐 사우디 이적이 가장 큰 옵션일 것이다. 토트넘도 사우디가 가장 많은 큰돈을 쥐어줄 것이란 사실을 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재계약을 제시해도 2년 정도이며 파격적인 연봉 인상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 토크'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매체는 "토트넘은 2025년에 손흥민을 '잔인하게' 매각할 수도 있다"라며 "손흥민을 사우디 측에 판매해 상당한 이적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는 매력적일 수 있다. 손흥민 본인도 은퇴가 1년 더 가까워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동에서 말년을 보내며 연봉을 받는 일에 더욱 적극적일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이미 올여름에도 사우디가 손흥민을 노린다는 이야기가 들려온 바 있다. 사우디 국부 펀드(PIF)를 등에 업은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을 영입 명단에 올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알 이티하드의 1번 타깃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지만, 살라 영입이 어려울 시 손흥민으로 눈을 돌릴 계획이라는 얘기였다.
물론 손흥민은 사우디행을 원하지 않는다. 그는 1년 전에도 올해 여름에도 사우디 이적설에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토트넘으로서는 손흥민을 팔 생각이라면 사우디에 판매하는 게 최고다. 이적료를 가장 많이 챙길 수 있을 뿐더러 혹시나 적으로 만날 일도 없기 때문.
한 가지 분명한 건 이대로는 '메가 재계약'이나 '레전드 대우'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 돈에 민감하기로 유명한 다니엘 레비 회장이 다시 한번 '레비다운' 선택을 내리는 모양새. 팀 토크도 "손흥민은 내년 이맘때 33세가 될 예정이다. 그는 엘리트 수준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나이대 선수에게 장기 계약은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하지만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과 동행을 이어가길 원하고 있다. 레비 회장이 팬들의 생각과 달리 손흥민의 공로에 걸맞은 대우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팬심도 들끓을 수 있다. 토트넘이 1년 뒤 재약을 제시하더라도 이미 구단의 스탠스를 확인한 손흥민의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홋스퍼 HQ'는 손흥민을 무조건 붙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갖는 중요성과 그의 리더로서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 그를 새로운 계약으로 묶는 건 안정성과 경쟁력 유지에 필수"라며 "토트넘은 새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3~4년 재계약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구단이 가장 가치 있고 영향력 있는 선수를 보유하게 함으로써 공격 옵션과 경기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게 할 것"이라고 짚었다.
스퍼스 웹도 손흥민과 장기 재계약을 꿈꾸고 있다. 매체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하는 유일한 이유는 손흥민 측과 재계약 협상에서 위치를 개선하기 위함이다. 토트넘이 새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새로운 3년, 혹은 4년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전적으로 기대한다"라고 희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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