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이기영의 수사 과정이 밝혀졌다.
5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3’ 44회에는 김진성 경감, 윤여송 경사, 이정빈 경사가 출연한 가운데 연쇄살인범 이기영의 수사 과정이 낱낱이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세 사람은 2022년 크리스마스 아침, 실종 사건으로 시작된 사건을 회상했다. 당시 실종된 사람은 60대 남성이었다.
사건 3일 전인 12월 22일, 남편은 아내에게 메신저로 교통사고가 났다고 알렸다. 실제 교통사고 발생일은 5일 전인 20일로, 남편은 이틀간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장례식장으로 갔다고 전했다.
그후 계속 연락이 없어 걱정한 가족들은 경찰서를 찾아가서 이 같은 내용을 접수, 그러나 실제로 교통사고 접수 건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어 실종사건으로 전환되었다.
평소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틀리지 않는 아버지의 문자에 오타가 많은 것을 본 딸은 이상함을 감지했다고. 이후 위치추적 끝에 일산의 쇼핑몰에서 아버지의 핸드폰이 발견되었다.
문자 내역을 확인해보니 명품 주얼리 숍에서 600만 원, 식당에서 약 60만 원 등을 사용하고, 휴대폰으로 대출을 4000여만 원이나 받은 행적이 발견됐다. 이는 금품 강취와 불법 대출이 일어났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시각, 이기영 여자친구의 신고가 접수됐다. 자신을 폭행하고 옷장에는 모르는 시신이 있다는 것. 여자친구는 24일 혼자 이기영의 집에 머무르다 이를 발견했다.
여자친구 말에 따르면 이기영은 자신이 췌장암 말기라고 속이거나 CIA 요원 또는 50대 의류회사 사장이라고 속여왔다.
이후 식당 내부와 외부 CCTV로 이기영이 일행과 싸우는 장면이 본 수사팀은 응급실로 향했다. 이들은 그곳에서 맞아서 얼굴이 퉁퉁 부운 상태로 링거를 맞고 있는 이기영을 발견했다.
9시에 수사를 시작해 3시간 만에 검거에 성공한 것. 검거 당시 이기영은 “우리가 왜 왔는지 알겠냐”는 형사 팀의 말에 “가 봐야 알것 같습니다”라고 말해 경악을 자아냈다.
이기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형사님, 택시 기사는 제가 죽인 게 아닙니다”라며 “택시 기사와 같이 방문한 집에 조선족이 5명이나 기다리고 있었다”라는 거짓 진술을 이어갔다.
그밖에도 “택시기사가 합의금으로 1400만원을 달라고 했는데 자신은 230만원 밖에 없었다”, “택시기사가 하는 욕을 듣고 홧김에 손에 잡혔던 아령으로 휘두르다가 맞은 것이다”라는 거짓진술로 수사력을 낭비케 했다.
한편 이기영은 “마지막 선물을 주겠다”며 전 여자친구의 암매장 장소를 밝혔는데, 이는 파주의 낚시터 인근으로 지뢰가 매설된 지역이라 충격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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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용감한 형사들3’ 방송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