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가 벤치에 앉는다고 세상 끝나지 않아"...'23슈팅 0골' 답답한 호날두와 더 답답한 감독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7.06 17: 18

"감독은 득점이 부족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호날두 버튼'을 눌러댈 뿐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 알 나스르)는 6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함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8강전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맞대결에 선발로 출전, 승부차기까지 모두 소화했다.
포르투갈은 승부차기 끝에 프랑스에 무릎 꿇었다. 120분 싸움 끝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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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는 이날도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이번 대회 포르투갈이 치른 5경기에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두 선발로 나섰다. 심지어는 16강 진출이 확정된 상태였던 조지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예외없이 선발 출전했다. 일부 주전급 선수들은 휴식을 취했지만, 호날두는 아니었다.
그래서였을까. 호날두는 이날 120분을 뛰고도 존재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빅 찬스 미스 1회, 유효 슈팅 1회, 기회 창출 0회, 드리블 성공 0회, 크로스 0회에 그치며 공격을 위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호날두에게 경기 최저 평점인 6.1점을 매겼다.
결국 포르투갈은 득점에 실패하면서 3경기 연속 0골에 그쳤다. 만 41세의 '노장' 페페를 중심으로 한 수비가 맹활약하며 무실점으로 버틴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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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는 패배였다. 포르투갈은 슬로베니아와 16강전처럼 수문장 디오고 코스타의 선방쇼를 기대했지만, 두 번의 기적은 없었다. 연장전 투입된 주앙 펠릭스가 실축하면서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1번 키커로 나서서 골망을 흔들었으나 팀 패배를 막을 순 없었다.
'악어의 눈물' 이라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일까. 호날두는 슬로베니아전과 달리 탈락에도 눈물 흘리지 않았다. 그는 지난 경기 연장 전반 페널티킥을 놓친 뒤 눈물을 펑펑 쏟았지만, 이날은 차분한 표정으로 하늘만 바라봤고 울고 있는 동료 페페를 위로했다.
이로써 호날두는 자신의 유로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앞서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번 유로는 내 마지막 유로 대회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지나간 세월을 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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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최악의 부진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그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를 벤치로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옳았다.
호날두는 5경기 슈팅 23개로 대회 최다 슈팅을 기록하고도 0골에 그쳤다. 기대 득점(xG)은 총 3.47골. 하지만 페널티 킥까지 놓치며 침묵을 깨지 못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호날두의 라스트 댄스는 다시 한번 실패로 막을 내렸다.
프리킥도 대부분 맡아서 찼지만, 안 차느니만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에 따르면 호날두는 메이저 국제 대회 토너먼트에서 61번이나 직접 프리킥을 시도했다. 그중 실제로 골망을 가른 건 단 한 번뿐이었다.
이에 영국 '디 애슬레틱'은 "호날두를 벤치로 보내는 것은 세상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르티네스 감독은 이를 깨닫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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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마르티네스 감독은 킥오프 카운트다운이 시작될 때마다 호날두의 얼굴이 그려진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숫자 7(호날두 등번호)을 입력하고 버튼을 누르기 위해 키보드에 매달린 것처럼 유로에 임했다"라며 호날두의 선발을 고집한 마르티네스를 비꼬았다. 
이어 "호날두를 선발에서 제외해도 해는 뜬다는 믿음이 마르티네스에겐 없었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호날두보다 많은 출전시간을 기록한 포르투갈 선수는 골키퍼 코스타뿐이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한때 잉글랜드 7부 리그에서 뛰었던 체코의 골키퍼 진드리치 스타넥을 뚫어내지 못해도 호날두를 지지했다"라고 전했다. 
디 애슬레틱은 "감독은 득점이 부족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호날두 버튼'을 눌러댈 뿐이었다"라며 "이상하게도 호날두가 팀에 기여하지 못할수록 호날두는 더 중요한 존재가 됐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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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매체는 "마르티네스는 호날두를 탐닉하고 그에게 아첨했다. 결국 감독은 호날두와 셀피를 찍는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포르투갈 정도 되는 재능을 가진 팀이 3경기 연속 득점이 없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린 이길 자격이 있었다'라는 주장에 힘을 주기 위해 점유율 통계, 코너킥 수치 따위를 들고 나왔다"라고 알렸다.
매체는 "디오고 조타, 곤살로 하무스를 기용할 수는 없었을까? 프랑스전 호날두 대신 브루노 페르난데르를 교체한 이유는 뭘까? 호날두는 전반 20분 동안 2회의 볼터치를 기록했다. 연장전 시작 후 콘세이상의 패스를 받아 슈팅했지만, 너무 높이 떠서 마치 바다에 떨어질 뻔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르티네스는 호날두를 믿었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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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애슬레틱은 "이번 대회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호날두가 벤치에 앉아있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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