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최형우(41)가 전반기 최악의 경기를 떠올리며 후반기 각오를 다졌다.
최형우는 지난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올스타전에 나눔 올스타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호쾌한 타격으로 나눔 올스타의 4-2 승리를 이끌면서 역대 최고령 올스타전 MVP(40세7개월4일)의 주인공이 됐다.
별들의 축제를 빛낸 베테랑 최형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솔직히 처음에 올 때 나이가 너무 많아서 민망한 기분으로 왔다. 가족도 와서 마지막으로 즐기자는 마음을 먹었는데 큰 상을 받아서 기쁘다. (MVP를 받겠다는 생각은) 홈런을 쳤을 때부터 조금씩 있었다. 마지막 타점을 올리고 8, 9회만 막았으면 했다. 전상현에게 점수 주면 혼난다고 무조건 막고 오라고 했다”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형우는 1983년 12월생으로 1982년생인 추신수(SSG), 오승환(삼성), 김강민(한화)과 1983년 2월생인 고효준에 이어서 KBO리그에서 5번째로 나이가 많은 베테랑이다. KBO리그 통산 2142경기 타율 3할1푼1리(7749타수 2408안타) 389홈런 1615타점 1273득점 19도루 OPS .932를 기록했다.
매년 올해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는 최형우는 올 시즌에도 77경기 타율 2할8푼6리(297타수 85안타) 16홈런 73타점 49득점 OPS .882로 활약하며 당당히 올스타 베스트12에 선발됐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는 “진짜 작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올스타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했다. 올해까지 이렇게 불러주실 줄은 몰랐다. 정말 감사드린다”라며 자신을 올스타로 뽑아준 팬과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형우는 여전히 KIA의 4번타자로 팀을 이끌고 있다. KIA는 최형우의 활약에 힘입어 48승 2무 33패 승률 .593을 기록하며 리그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최형우는 “1등으로 끝났기 때문에 전반기가 다 끝난 상태에서 말하자면 만족스럽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팀도 그렇고 우여곡절이 엄청 많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쨌든 1등으로 끝났기 때문에 만족한다”라고 전반기를 돌아봤다.
KIA는 올 시즌 공교롭게도 2위팀만 만나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2위팀을 격파하고 있다. 팬들은 ‘호랑이의 엉덩이를 만지면 안된다’는 농담까지 할 정도다. 최형우는 “처음에는 의식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한 달 전부터는 뭔가 재밌더라. 우리도 생각해보면 2등만 만나면 이긴다. 그런데 또 웃긴게 꼭 중요한 상황에서, 1~2게임차밖에 나지 않을 때 2등을 만나고 그렇게 된다. 그때부터는 우리도 의식을 하고 좀 더 파이팅 넘치게 경기를 하는 것 같다”라며 말했다.
후반기가 시작되는 오는 9일부터 KIA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LG는 올 시즌 46승 2무 38패 승률 .548을 기록하며 KIA와 3.5게임차 2위를 달리고 있다. 최형우는 "우리가 9일에 또 LG를 만나지 않나. 재밌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전반기 1위를 달린 KIA이지만 아쉬운 경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 유독 롯데와 만나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상대전적에서도 3승 1무 7패로 밀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6월 25일 롯데전에서는 14-1로 앞선 1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15-15 무승부를 거뒀다. 1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은 이날 경기가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팀 분위기가 정말 안좋았다. 초상집이었다"라며 아쉬웠던 경기를 떠올린 최형우는 "안좋다기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단순히 분위기가 안좋은 것을 넘어서 과연 이게 말이 되는건가 싶을 정도였다. 이 경기에서 올해 롯데랑 경기를 할 때는 긴장을 풀면 안되겠다고 또 느꼈다. 앞으로도 경기가 많이 남았으니까 더 열심히 해봐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후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최형우는 "정말 모르겠다. 후반기에도 열심히 하겠다. 일단 9일 경기부터가 재밌는 시합이 될 것 같다"라며 남은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