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유강이 ‘하이재킹’ 비하인드와 앞으로의 포부를 전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무실에서는 영화 ‘하이재킹’의 배우 문유강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문유강은 개봉 소감에 대해 “상업영화가 처음이라, 무대인사 다니는 것도 재미있다. 특히 부모님이 너무 재미있어하시는데, 영화가 처음이라 소회가 남다르신 거 같다. 드라마를 하면 직접적으로 관객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무대인사 할 때는 영화 보시고 나서 인사드리는 거니까. 관객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반응과 즐거워하시는 게 피부로 와 닿으니까, 힘을 얻는다”라고 전했다.
‘누리꾼의 반응은 찾아본 것이 있나’라는 질문에 문유강은 “너무 많이 찾아본다. 이렇게 찾아본 거 처음이다. 저는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하다 보니까. 이미 관객분들의 애정이나 응원, 느낀 점을 퇴근길을 하면서 이야기도 듣고 대화를 나누니까 피부로 와닿고 있었다. 그런데 제가 제 연기에 대해서 찾아본다는 게, 스스로 흔들리는 느낌이 들어서 끊었다. 그렇게 이를 꽉 깨물고 끊었는데, 영화 무대 인사를 다니다 보니까. 아무래도 영화는 매일매일 봐주시는 분들이 새롭게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그러다 보니 많이 검색해 보는 거 같다”라고 웃으며 “공연이 끝나고도 관객분들의 반응을 느끼지만, 무대인사는 역할로서가 아닌 문유강으로 인사를 드리는 거라. 소리도 질러주시고 호응해 주셔서 쑥스럽기도 하고. 그런 지점이 좀 차이점인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영화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작품이다. 전 세계 유례없는 기적이라고 불리는 1971년 여객기 납치 사건을 모티브로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완성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는 물론,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을 비롯한 배우들의 뜨거운 열연과 스펙터클한 항공 액션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품 참여 비하인드에 대해 문유강은 “제가 드라마를 많이 했던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많은 분이 ‘이태원 클라쓰’를 통해서 알아보시더라. 첫 드라마고, 짧게 나왔지만, 항상 그걸로 알아봐 주시더라. 감독님께서도 그걸 보셨더라. 그때는 ‘저런 애도 있구나’ 정도였는데, 작가님이 감독님께 제 연극 실황을 보여드렸다고 한다. 그걸 보고 저에게 이런 작품이 있다고 연락을 주셔서 용기를 얻게 되고 참여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첫 상업영화 도전은 어땠을까. 그는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어떤 영화 현장은 어떻다는 기준이 없다. 다만 되게 연극을 하는 느낌이 있었다. 감독님이나 선배님들께 듣기로는, 이 현장이 유독 리허설을 많이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연극 느낌을 더 느꼈나 보다. 아무래도 하루에 찍어야 하는 장면 개수가 드라마보다는 적고, 거의 순차적으로 촬영하다 보니, 인물들의 관계와 갈등들을 쌓아가면서 조금 더 연기하기 수월한, 원활한 환경이었다. 리허설도 하고, 저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연극을 준비하는 연습 기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떠올렸다.
촬영 기간은 총 4개월. 실제 항공기 모형을 제작해 촬영되었다는 ‘하이재킹’에 대해 “비행기 실제 그 당시 비행기보다 보다 5퍼센트 정도 크게 만들었다. 처음 세트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체크했던 게 문유강이 천장에 닿지 않는가였다. 왜냐하면 당시 비행기 날개는 지금처럼 사이드로 빠진 게 아니라 위에 달려 있다. 그래서 복도 중앙 날개 부분의 천장이 조금 내려와 있다. 거기에 제 머리가 닿을 것 같더라. 다행히도 간당간당하게 안 닿았다”라며 “예를 들어 차량에 탑승한 장면을 찍을 때는 실제 운행을 안 하고, 스크린을 놓고 연기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차에 탄 것처럼 움직임을 연기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엔 비행기 세트 전체가 움직이다 보니까, 그럴 필요가 없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문유강은 항공 보안관 창배 역을 연기한 가운데, 캐릭터 소화를 위한 노력도 전했다. 그는 “감독님께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영화 준비하시면서 프리 기간에 보안관 분들을 만나 인터뷰하시고, 실제 모티프로 삼은 최천일 선생님과도 만나 뵙고, 감독님께서도 보안관이라는 직업이 생소하시니까 많이 알아보셨더라. 당시 스튜어디스 하셨던 분들께도 물어보고. 저랑 채수빈 양이랑도 모 대학 서비스학과에 가서 예절 교육을 배웠다”라며 “그런데 승무원은 배워야 할 것도 많고, 가르쳐 주실 것도 많은데, 보안관은 더 할 게 없는 거다. 인사나 기본 예절을 배우긴 했는데, 외국 영화에는 사복 보안관도 있더라. 그래서 (극 중) 테러리스트들이 탑승객 리스트를 확인해서 사복 보안관을 파악하고 먼저 제지하기도 하더라. 최대한 그런 식의 자료 수집을 했던 거 같다”라고 웃었다.
수십 명의 승객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했던 ‘하이재킹’ 촬영 현장인 만큼 어려운 점도 있었다. 이에 문유강은 “모두가 한 팀이었다. 항상 어떤 작품이든 모든 배우가 한배를 타고, 감독님이라는 선장님을 따라 가지만, 실제로 그 안에 두 달간 있으면서, 같은 숙소, 같은 지역에서 계속 생활하다 보니 그분들과도 친해지고, 그 안에서도 소규모 모임이 생기더라. 저도 바람을 쐬러 나가면, 저녁을 그렇게 삼삼오오 모여서 드시고 계시더라”라고 회상하며 웃었다.
이어 “다들 아무래도 감독님께서 직접 오디션을 보고 뽑은 분들이라, 감독님께서도 애정이 많으셨다. 또 조감독 등, 스태프분들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영화에 잘 안 담긴 부분도 있지만, 모든 캐릭터가 다 서사가 있다. 그 인물들의 서사를 담는 컷에, 감정 등을 최대한 준비할 수 있게끔 시간과 배려를 해주시고, 그분들이 온전히 준비하게 촬영하게끔, 동등한 배우로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모두가 그 현장에 있다는 유대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신 거 같다”라고 떠올렸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인 만큼 조심스러움도 있었다. 문유강은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분들께 따뜻한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은데, 저희가 실화와 다르게 만든 부분이 있어서 누군가가 슬프거나 상처받는다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니까. 되게 조심스럽게 다뤘던 거 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저 또한 최천일 선생님의 사진도 보고, 선생님께서 당시 범인을 제압한 이야기를 들었다. 창배라는 역을 그려낼 때, 제가 이 친구를 어찌 보면 가볍게 그리는 것이 결례될까 봐 감독님과 상의했다. 이 영화가 실화를 기반으로 했지만, 어찌 됐든 영화이고, 보다 많은 분들께 들려드리기 위해 윤색한 부분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잘 메시지를 전달해 드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저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창배가 가장 관객분들과 맞닿아있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승객분들은 부기장(하정우 분)을 치료하기도 하고, 부기장은 비행기 착륙까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구해내고, 정말 실제로도 영화보다 영화 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지지 않았나. 그렇다면 창배는, 물론 영웅적인 서사가 후반부에 펼쳐지는데, 전반부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가장 일반적인 인물일 수 있겠다 싶다. 그래서 (창배가)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라며 “특히 극 중에서 창배가 기내에 탑승한 닭을 내쫓으려 하는 장면이 있다. 보안관으로서 자신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어찌 보면 옹졸한 마음으로 연기했다. 편집된 부분이 있지만, 그렇게 부기장과 충돌하는 것이 세 번 정도 더 있었다. 그런 장면을 전반에 넣어놓고, 이 친구가 후반에 가면서 승객들을 정말 살리고 싶은 마음으로 바뀌는 게 인물의 성장이라 생각해서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인물을 그려냈다. 그러면 보시는 분들이 실화와는 다르다 해도, 그 친구의 성장을 보면서 조금은 받아들여 주시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하이재킹’은 6월 30일(일) 오전 10시 기준 누적 관객수 1,000,406명을 기록하며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가 하면, 개봉 후 9일간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며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문유강은 ‘하이재킹’을 통해 첫 상업 영화에 도전하기도 했던바. 주변인들의 반응에 관해 묻자, “‘너무 오래 묶여 있는다’라고 하더라”라고 답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사실 작품 속에서 제 밧줄을 풀어주던 새신랑이 제 대학 동기다. 저랑 같이 대학에 다니면서 두세 번 연극도 같이 하고, 실습 시간에도 항상 파트너를 했던 형이다. 이것도 리허설을 가서야 알게 됐다”라며 숨겨진 비하인드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문유강은 “아무래도 ‘하이재킹’이 비행기에서만 벌어지던 일이다 보니까, 동선 같은 것이 타이트해서, 굵직한 장면은 먼저 리허설해야 했다. 리허설 첫날 현황판을 보면서 ‘이런 분들이 있구나?’ 하고 있는데, 그 형의 이름을 본 거다. 감독님한테도 물어봤더니 그 형이 맞다더라”라며 “어찌보면 극 중 가장 저와 유대가 생길 수 있는 역할에 그 형이 캐스팅됐다는 게 너무 감동적이었다. 함께 학교생활을 했던 친구들은 저희 둘의 역사를 잘 안다. 항상 둘이 매트 깔고 자고, 연습하고, 낙산공원 한 바퀴 돌고, 그랬던 애들이 같이 영화에 나온다는 게, 또래 친구들한테도 되게 용기가 되었나 보다. 그래서 친구들은 신기해하면서 응원해 주더라. 형이랑은 호텔 방에서 막걸리를 먹으면서 ‘우리가 10년 전에 낙산공원에서 맥주를 마셨었는데’, ‘우리가 이렇게 됐어요.’라는 말도 했다. 또 기회가 된다면, 형과 내가 더 길게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환경이 또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희도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거 같다. 보답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삼촌’ 하정우와의 호흡에 대한 언급도 놓칠 수 없었다. 문유강은 하정우에 대해 “데뷔하고 처음에는 숨기고 싶었고, 웬만해서는 말을 아꼈는데, 사실 제가 연기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이 길을 걸을 수 있게끔 해주신 존재인 거다. 모르겠다. 안 계셨으면 제가 어떻게 살았을지는 물음표지만, 나도 배우를 하고 싶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첫 선택을 하게 해주신 존재”라고 언급했다.
’촬영 중 하정우의 조언도 있었나’라는 질문에는 “제가 기절한 다음에 저를 들어야 하는 장면이 있었다. 리허설하는데, 촬영하다 보면 정말 요만큼 힘주는 것도 티 나는 순간이 있길래 진짜 힘을 풀었다. 그런데 선배님이 저를 들다가 ‘유강아, 너 이러면 진짜 팔 빠진다. 안 빠지게 조심해라’라고 조언해 주셔서 힘을 좀 줬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이밖에는,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저뿐만 아니라, 어떤 누군가한테도 연기에 대한 조언은 조심하면서, 가능성을 열어주시는 거 같다. 계속해서 상대 연기자가 어떤 연기든 할 수 있게끔 여지를 주신다. 사실 저도 긴장되고 떨렸다. 후배 연기자로서 유명하시고, 존경하는 선배님과 연기를 하면 떨릴 때가 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분위기를 좋게 해주시고, 같이 호흡을 나눠야 하는 장면에서는 계속해서 공간을 남겨주시더라. 상대 연기자가 그 자리를 가져가서 연기할 수 있게끔 내어주신다”라고 감탄했다.
영화 밖, 배우 문유강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267 대 1의 경쟁률의 오디션을 뚫고 주인공 토미 저드 역에 합류, 2019년 연극 ‘어나더 컨트리’를 통해 데뷔하며 처음으로 얼굴을 알린 문유강은 이후 연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미씽: 그들이 있었다’, ‘나의 가해자에게’,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멘탈코치 제갈길' 등 열일 행보를 선보여왔다.
문유강은 “진짜 연기가 좋아서,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기를 했다. 대학에 들어가면 엄청난 서사를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는 거기서 박탈감을 느꼈다. 난 단지 좋아서 하니까. 엄청난 서사가 있는 친구들을 보며 저도 계속 헤맸던 거 같다. 군대에 가서도 일기를 계속 쓰면서, ‘나는 왜 연기를 하지?’ ‘연기가 안 좋아지면 그만두려나?’ 싶은 거다”라며 데뷔에 대한 생각이나 플랜도 없었다. 대다수의 친구가 그렇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는 게 정해져 있는 일이 아니고, 특정 학교 출신이나 이력서, 혹은 자격증을 가지고 어디에 취직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보니, 대학교 고학년이 되면 막연하고 무섭고, 때로는 포기를 생각하기도 하고 막연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대부분이 2학년 끝나면 군대를 다녀온다. 저도 여느 학생처럼 그때 군대를 다녀왔는데, 전역하고 했던 졸업 작품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은 것 같다”라며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더라. 공연을 보러 오는 날,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날이 일상적인 날이 아니지 않나. 보는 순간만큼은 비일상을 경험하는 것 아닌가. 그게 큰 선물과 같다 싶었다. 감독님 작가님이 해주신 좋은 이야기를 내가 도구로서 잘 포장해서, 더 예쁘게 선물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그런 마음으로 계속 연기를 한다. 악역이든, 선역이든, 제가 악역을 통해 선역의 목소리를 내주기 위한 장치가 될 수 있다면 충실히. 이행해야 하고,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코미디든, 슬픈 영화든, 갱스터 무비든, 어떤 식의 재미건 흥미건, 관객들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행보도 예고했다. 그는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은 있나’라는 물음에 “지금 선배님들이 많이들 길을 내주고 계시고, 모두가 놀라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 않나.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점차 벌어지고 있는 거 같다. 먼저 계신 분들이 잘 길을 내주고 계시니. 저도 언젠가는 가야죠”라고 웃으며 “차기작으로는 공연을 준비 중이라, 당분간은 그걸 연습할 것 같다. 또 여행을 가고 싶어서 이번 달에 바짝 다녀오려고 한다. 상반기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최근에 새삼 깜짝 놀랐다. 상반기가 빨리 지나가 버린 거 같아서 조금 아쉽다. 조금 더 오밀조밀하고, 놓치는 것 없이 하반기를 보내야겠다. 또 개인적으로는 더운 게 싫어서 빨리 추워졌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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